매일신문

지역 출신 조지호·김봉식 체포 소식에 경찰 조직 술렁…TK 경찰 충격 더 커

박근혜 정부 당시 거

조지호 경찰청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지호 경찰청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내란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찰 내부가 술렁이는 모양새다. 특히 지역 출신의 조 청장과 김 청장의 체포 사실에 대구경북 경찰들이 느끼는 충격은 비교적 더 컸다.

이날 간밤에 경찰이 수뇌부를 스스로 체포하는 초유의 사태에 경찰들은 대구경찰청과 일선서를 가리지 않고 당혹감을 호소했다.

대구 서부경찰서 한 경위는 이날 새벽 체포 소식을 접하고는 오전까지도 힘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사무실에서도 누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 분위기다.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조직 전체의 명예가 실추된 일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하지만 힘이 안 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체포 소식을 듣는 대구경북 경찰들의 충격은 더 크다. 이날 긴급체포된 조 청장과 김 청장 모두 각각 경북 청송과 대구 출신으로 대구경찰청에서 근무한 적도 있어 접점이 있는 경찰이 비교적 많아서다.

지역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국회의원 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구속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떠올리는 직원도 있었다.

대구경찰청 A경정은 "경찰이 현직 청장을 긴급체포하는 것도 처음이고 내란 혐의라고 하니 치안을 맡은 경찰 입장에서는 솔직히 많이 당황스럽다. 두 청장 모두 대구를 떠난 지 얼마 되지 않다보니 체포 소식이 더 심각하게 느껴진다"며 "연말이면 각종 치안활동이 집중돼 일선에서 시민과 접촉도 많고 지금은 촛불집회까지 매일 열리는데 경찰 향한 시민들 비판도 많이 듣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 청장이 미리 비상계엄 계획을 알고 협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 청장이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대구경찰청과 군위경찰서를 방문해 직원 간담회에 참석한 뒤 늦은 오후에야 서울로 돌아간 만큼 비상계엄 사실을.인지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경찰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차가운 시선을 걱정하는 직원도 적잖았다.

대구경찰청 한 정보관은 "예상됐던 일이라 체포사실 자체에 크게 동요하진 않았지만 국민 보기에 부끄럽기는 하다"며 "경찰이 경찰 수뇌부를 전격 체포한 일인데 국민들이 이번 체포를 계기로 경찰 수사에 더 신뢰를 가질지, 불신이 이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부 경찰 사이에서는 연말로 예정됐던 대규모 인사 등 행정업무 마비가 불가피해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통령과 행정안전부 등 정부가 한동안 업무 공백 사태를 맞게 된 만큼 경찰 고위직 인사는 당분간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대구경찰청 C경위는 "인사 소식을 기다리는 직원들도 많은데 당분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특히 고위 간부 인사는 대통령이 재가하는데 지금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며 "평소 하던 치안업무야 공백이 없겠지만 행정은 내년 초까지는 제대로 되기 힘들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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