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 이후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주가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해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전날보다 5.3원 오른 1,432.2원(주간거래 기준)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 1,437.0원까지 연달아 상승한 이후 10일 1,426.9원으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 다시 상승했다.
이는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 등을 앞두고 달러 강세가 강해진 영향이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지난 10월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달러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화 등의 약세 흐름도 강달러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40%에서 0.25%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시장은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우리나라 경상수지와 외환보유액 등 주요 외환건전성 지표가 대부분 양호한 만큼 원화 가치의 급격한 추가 절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탄핵 정국'이 생각보다 길어진다면 불안감이 번지면서 국내경기 하방, 원화 추가 약세 등으로 이어질 여지가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외환건전성 지표만 보면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정국 불안이 장기화한다면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 단기자금 이탈에 관한 리스크로 외환시장 불안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9일 2,400선 밑으로 급락했으나 10일 2.43% 반등한 데 이어 이날(2,442.51) 1.02% 오르며 연속으로 상승 마감하는 데 성공했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2.17% 오른 675.92로 장을 마쳤다. 개인투자자 매매는 지난 6일 매도 우위로 전환했고, 이날도 약 140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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