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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준 경호처장=차지철 경호실장, 국수본 대통령실 압수수색 방해 말라"

박정희 정부 차지철 대통령경호실장, 윤석열 정부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 매일신문DB
박정희 정부 차지철 대통령경호실장, 윤석열 정부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 매일신문DB

11일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특별수사단이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사태' 수사와 관련, 핵심 장소인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지만, 대통령경호처와 대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박종준 경호처장을 두고 박정희 전 대통령 경호를 맡은 심복이었던 차지철 전 대통령경호실장에 비유한 비판이 나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이날(11일) 오후 6시 30분쯤 페이스북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세종시당위원장 출신 박종준 경호처장은 차지철이 되고자 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내란수괴 윤석열은 이미 12월 4일 새벽, 긴급체포됐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지난 3일 밤 선포된 계엄이 4일 새벽 국회 의결로 해제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신병 역시 확보됐어야 한다는 주장을 밝혔다.

이어 용혜인 대표는 "그러나 내란공모자가 우두머리로 있던 경찰은 굼뜨기만 했다"며 조지호 경찰청장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내란에 가담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 14만 경찰의 수장인 조지호 경찰청장은 긴급체포됐다"며 "그런데 경찰청 차장 출신 박종준 경호처장은 지금까지도 내란수괴를 지키겠답시고 국수본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있다. 내란수사를 훼방 놓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용혜인 대표는 "매우 괘씸하고, 비열한 행동이다. 도대체 지금 누구의 지시로 국수본의 합법적인 수사를 막는단 말인가. 윤석열 내란수괴가 지시한 것인가? 정진석 비서실장이 지시한 것인가? 내란동조정당 국민의힘 '당론'에 따른 것인가? 아니면 본인의 판단으로 쿠데타 자료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을 막고 있는 것인가?"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특히 "박종준 경호처장 본인 역시 내란의 공범이기 때문에 그런가?"라면서 "박종준은 과거 새누리당 세종시당 위원장을 역임했고,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거듭 출마했던 인물이다. 여전히 국민이 아니라 내란세력인 윤석열과 국민의힘에만 충성을 다하며 부역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박종준 경호처장의 과거 당적 등 이력을 윤석열 대통령 및 국민의힘과 연결지어 해석했다.

이명박 정부 경찰청 차장 출신인 박종준 경호처장은 2012년 새누리당 후보로 19대 총선 충남 공주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 박수현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에 패했고, 그 사이 박근혜 정부에서 2013~2015년 청와대 대통령경호실 차장으로 일했다. 이어 2016년 새누리당 후보로 20대 총선 세종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이번엔 이해찬 무소속 후보에 패했다. 이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상임감사를 거쳐 올해 9월부터 대통령경호처장으로 근무한지 3개월 만에 계엄 사태 및 압수수색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그가 올해 9월 6일부터 대통령경호처장을 맞게 된 건 전임 김용현 전 처장이 9월 6일부터 국방부 장관 자리에 앉았기 때문이다.

▶이어진 글에서 용혜인 대표는 "박종준 경호처장의 작금의 행태는 박정희의 대표적인 하수인이었고, 결국 박정희와 함께 최후를 맞았던 차지철 경호처장(경호실장)을 떠오르게 한다"고 두 사람을 한 맥락에 놨다.

그는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심지어 박종준 대통령실 경호처장 모두 경찰대학 출신"이라고 묶으면서 "대한민국 경찰의 자부심이 돼야 할 경찰대 출신 고위 간부라는 자들이 하나 같이 제2의 차지철이 되겠다고 날뛰고 있는 것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도 꼬집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를 위해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나선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민원실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를 위해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나선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혜인 대표는 글 말미에서 "5.18 당시 광주시민을 향한 발포명령을 거부했던 고(故) 안병하 치안감의 뜻을 받들어, 국민을 지키고 민주경찰의 사명을 지키겠다는 이를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다"면서 "박종준 경호처장에게 경고한다. 국수본의 대통령실 수사를 더는 방해하지 마시라. 전적으로 협조하시라. 내란수괴가 아니라 국민에 복종하시라"고 촉구했다.

▶국수본 특별수사단의 대통령실 압수수색은 11일 저녁 시간대가 되며 사실상 중단되는 수순을 맞았다. 일몰까지 압수수색을 집행할 수 있는 이날 오후 5시 14분쯤 해가 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관련 자료 임의제출과 관련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몰 시각이 지나도 가능한 사안이라서다. 다만 임의제출 협의가 결렬되고 실제 자료를 제출받은 게 없을 경우 다시 압수수색이 집행될 수 있다.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피의자로 적시됐다. 아울러 대통령 집무실을 비롯해 국무회의실, 경호처, 합동참모본부(합참) 청사도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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