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적으로 탄압했던 일제와 독재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았습니다."
대구 신명고등학교 학생들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공정과 상식, 자유 민주주의는 어디로 갔느냐"고 일갈하며 "멈추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목소리를 냈다.
신명고 학생 24명은 11일 '역사를 담아 미래를 여는'이라는 제목의 연명 시국선언문을 내고 "지난 3일 선배들이 피땀 흘려 지켜낸 나라가 한 사람의 교만한 판단으로 계엄이 선포됐다"며 "계엄군이 국회로 들이닥치고 시민들에게 총구를 겨누는 상황이 마치 우리를 강압적으로 탄압했던 일제와 독재의 모습을 보는 것과도 같았다"고 직격했다.
대구지역 고교 중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 시국선언을 한 건 신명고가 처음이다.
이들은 "역사책에서만 보던 '계엄'을 저희 눈으로 똑똑히 봤다. 우리는 온 국민의 탄식 소리를 들었다"며 "엄마 아빠도, 할아버지 할머니도, 친구들도, 그리고 광복을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눈물로 싸우신 우리 학교 선배님들까지 모두가 차가운 한숨을 내쉬었다"며 한탄했다.
그러면서 1919년 독립을 위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우리 학교 선배님들은 맨발로 거리로 나가 오늘날의 우리를 향해 목소리를 냈다"며 "이제 우리는 그 선배님들의 뜻을 따라가며 어둠을 깨뜨리려 한다"며 행동에 나서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어 "교과서를 통해서도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며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면서 "이 땅 가운데에 두 번 다시 독재를 위한, 경솔한 계엄령이 선포될 수 없도록, 우리가 물려받고 이어갈 이 사회가 더 이상 처참히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 학생들이 스스로를 구하려 나서고자 한다"고 결의했다.
이들은 "더 이상 주저함에 대한민국을 빼앗길 수 없다. 매우 작은 힘일지라도 우리의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며 비상계엄 사태에 직접 맞서 싸울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신명고의 전신은 1919년 3·8 만세운동의 주역인 신명여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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