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명 사망·1명 실종' 어선 충돌…모래 운반선 항해사 구속영장 발부

포항해경 "항해사 외에도 누구든 사고 책임 확인되면 입건할 방침"

지난 9일 오전 경주 감포항 앞바다에서 모래 운반선과 충돌한 뒤 전복된 금광호에서 해경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지난 9일 오전 경주 감포항 앞바다에서 모래 운반선과 충돌한 뒤 전복된 금광호에서 해경이 수색작업을 펼치고 있다.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 선박 충돌사고를 내 어선 승선원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해경에 긴급체포된 모래 운반선 당직 항해사(매일신문 지난 11일 등 보도)에 대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포항해양경찰서는 12일 업무상 과실치사 및 업무상 과실 선박 전복 혐의로 모래 운반선 태천2호(456톤(t)급) 항해사 A(60대 남성) 씨를 구속했다.

A씨는 지난 9일 오전 5시 43분쯤 감포읍 감포항 남동쪽 약 6㎞ 지점에서 태천2호 당직 항해사로 근무 중이었음에도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않아(전방 견시 부주의) 어선 금광호와 충돌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금광호는 사고 충격으로 전복됐고, 배에 타고 있던 승선원 8명 중 7명(한국인 3명, 인도네시아인 4명)은 심정지 상태로 해경에 구조됐으나 병원에서 끝내 사망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1명(인도네시아인)은 실종된 상태다.

A씨는 지난 10일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던 해경이 범죄 사실을 추궁하자 자백했으며, 곧바로 긴급체포됐다.

이후 해경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 심사)을 거쳐 영장을 발부했다.

포항해경은 A씨 외에도 태천2호 선장 등에게도 사고 당시 위법 사항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아직 이번 사고와 관련해 추가로 입건된 이들은 없다"며 "그러나 진술이나 증언, 위법성 검토 등을 통해 누구든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혐의가 확인되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광호는 지난 10일 오후 7시 6분쯤 예인선에 끌려오다 예인줄이 끊어지면서 침몰해 아직도 위치가 오리무중이다.

지난 9일 사고 이후 해경은 금광호의 무게와 배 아래에 깔려 있는 저인망 그물, 조류 등의 문제로 예인에 실패했다가 포항 영일만항에서 2천800마력 예인선을 동원해서야 겨우 시속 2~3㎞ 속도로 이동시킬 수 있었다.

조류를 피해 경주 인근 항 또는 포항 영일만항 등으로 예인해 인양할 계획이었으나 선주가 경주 감포항을 선택해 이곳으로 이동하던 중 결국 침몰했다.

포항해경은 배에 실종 선원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큼에 따라 침몰 지점을 중심으로 배의 위치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수심이 1㎞가 넘는 데다 조류가 강해 배를 찾는다 해도 인양은 불가능할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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