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성로 aDRT에 나브야 차량도 투입…12~19일 일주일간 운영

나브야, 12일 동성로 주행 시작…교통 상황 감지 라이다(LiDAR) 센서 부착
승차감 대체로 편하지만 수동 운전 시 미세한 흔들림 지속

나브야 aDRT 차량. 김유진 기자
나브야 aDRT 차량. 김유진 기자

대구 동성로 일대를 다니는 자율주행 수요응답형 대중교통(aDRT) '나브야' 차량이 12일 동성로 운행을 시작하며 시민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형식승인 문제로 동성로 aDRT 운행에서 배제됐던 나브야 차량(매일신문 11월 28일)이 12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 간 운행에 투입된다.

12일 오전 11시쯤 반월당역 12번 출구 앞 동성로 aDRT 정류장. 지난달 동성로에 aDRT 운행에 투입됐던 4인승 카니발 aDRT에 뒤이어 얼굴을 드러낸 나브야가 출발 시각에 맞춰 정류장에 정차해 있었다. 나브야 차량 4개면은 넓은 통창으로 트여 있고 운전대가 없는 이색적인 모습에 지나가는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춰 연신 사진을 찍는 등 관심을 끌었다.

프랑스 자율주행 기술 기업이 만든 '나브야'는 국내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 가운데는 '최고 단계'로 알려져있다. 안전요원이 탑승하지만 운전대조차 없는 자율주행차로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조이스틱으로 제어하는 방식으로 운행된다. 다만 도로·신호 상황 등 정보를 담은 스크린을 실시간으로 파악·조작하는 안전요원도 필요해 2명이 함께 탑승한다.

출발 시간이 되자 나브야 차량 양쪽 문이 자동으로 활짝 열리며 승객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카니발 차량과 달리 운전대가 없어 내부 공간이 확연히 넓어져 총 7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좌석 밑에 마련된 '이동식(접이식) 경사로'도 눈에 띄었다. 카니발 차량은 좌석이 좁은 간격으로 붙어있는 차량 특성상 휠체어가 탑승하기 어려운 반면 나브야는 내부 공간이 확보돼 휠체어 공간이 확보돼있다.

이날 접이식 경사로를 10초 만에 직접 펼쳐보이던 차량 안전관리자는 "해당 차량은 관광객 수요도 높지만 어르신이나 장애인 등 교통약자도 경사로가 마련돼 있어 이용하기 편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설치 과정도 간단하고 최대 300㎏까지 하중을 견딜 수 있어 전동 휠체어 이용자도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고 속도가 시속 25㎞로 제한돼있는 나브야는 일정한 속도로 안정적인 주행을 선보였다. 운행구간인 반월당역~동성로관광안내소(구 중앙파출소)~트라이엄프앞~대구시청(동인청사)~삼덕성당은 출퇴근 시간 외에도 차량 정체가 잦은 혼잡 구간이지만 대중교통전용지구와 귀금속거리 등은 30km 속도로 제한돼있어서 차량 흐름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 듯했다.

차량 상부와 좌우 모서리쪽에는 최대 100m까지의 주변 장애물과 교통 상황을 감지하는 라이다(LiDAR) 센서가 총 6개 부착돼 있었다. 보행자나 물체 등 4m 안으로 들어오면 장애물로 인식해 스스로 감속, 정지시켜 충돌을 방지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또 전방에 설치된 카메라로 신호등을 감지하고 멈추는 등 안정성을 구축했다.

다만 일부 구간은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운전에 직접 개입해야 했다. 노인·어린이 보호구역 등은 현행법에서 자율주행이 불가한 구간이 대표적이다. 또 주행 중 사람, 차량 등이 4m 안으로 들어오거나 차량에 인접해있으면 자동 감속 후 장애물이 사라질 때까지 정지하기 때문에 수분간 정차하게 될 경우 안전관리가자 직접 개입해 해당 구역을 벗어났다.

자율주행 모드와 수동 운전 시 승차감의 차이도 확연히 느껴졌다. 자율주행 모드로는 기존 차량과 큰 차이 없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였으나 조이스틱을 활용해 수동 운전을 할 때는 차량의 미세한 떨림이 지속적으로 느껴졌다.

이날 나브야 차량을 처음 탑승한 승객들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성률(18) 씨는 "기존 카니발 차량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자율주행차량이라는 걸 몰랐는데 나브야는 멀리서 봐도 특이하게 생겨 비주얼부터 신기했다"며 "주요 관광지, 거점만 돌아다니는 것 같은데 내부도 통창으로 트여있어서 관광하기에 좋을 것 같다. 외국인 친구에게 소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시민인 황예은(23) 씨는 "이번 주 주말에 대구로 놀러가는데, 꼭 타보려고 한다. 신기하기도 하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한 번 타본 뒤에 나중에도 이용할 지 결정하려고 한다. 아쉬운 건 점심시간 12시에는 이용하기가 어렵다는 부분"이라며 "점심시간대를 포함해서 더 많은 시간대가 있으면 유료화가 되더라도 이용할 것 같다. 자가용이 없는 젊은층을 위해서 코스와 시간대가 더 다양해지면, 대구로 여행올 마음이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교통공사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량이 상용화되면 동성로 관광특구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운행 데이터를 통해 시민들이 더욱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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