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원내대표 5선 친윤 권성동, 좁아지는 친한계 입지

친윤 핵심이 압도적 표차로 승리, 헤게모니 건재 확인
한동훈 대표는 운신 폭 좁아져, '버티거나, 분당하거나'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된 후 김태호 의원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권성동 의원(5선·강원 강릉)이 선출됐다. 친윤계-친한계 간 대리전 양상으로 진행된 원내대표 선거 결과가 친윤계의 압도적 승리로 나타나면서 한동훈 대표의 입지 역시 더욱 좁아지는 모양새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106명이 참석한 가운데 72표를 얻으며 34표에 그친 김태호 의원(4선·경남 양산을)을 제쳤다. 친윤계가 권성동 의원을, 친한계는 계파색이 옅은 김태호 의원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원내대표 선출 결과는 당내 세력구도 확인의 가늠자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처럼 검사 출신의 권 신임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 및 대선 승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정권 출범 후 첫 원내대표도 맡았을 정도로 '친윤'으로서의 정체성이 확고하다.

윤석열 정권 출범 후 첫 원내대표를 맡은 만큼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분류된다. 결국 권 원내대표는 '12·3 비상계엄 사태' 후 벼랑 끝에 몰린 정부여당의 대야 투쟁과 협상을 이끌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권 원내대표는 정견 발표에서 "지금 여당의 원내대표 자리가 독이 든 성배임을 잘 알고 있다"며 "중진 의원으로서 당의 위기를 외면하지 말라는 요청 앞에서 몸을 사리며 비겁해지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견디기 힘든 당의 위기가 일단락되면 저는 당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미련 없이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약속했다.

권 원내대표는 자신의 '친윤'으로서의 색깔은 인정하면서도 스스로 "대통령 선거기간부터 정권 교체 이후에도 저는 물 밑에서 대통령께 쓴소리를 가장 많이 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 앞에는 상상하지도 못할 어려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며 "지난 원내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의원님 여러분들의 지혜를 모아서 이 험한 길을 반드시 뚫어내겠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에는 김대식 의원, 원내수석부대표에는 박형수 의원, 원내대변인에는 서지영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당내 주류와의 이견과 갈등을 재차 노출하면서 코너에 몰렸다.

한 대표가 이날 오전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공개적으로 내놓고 윤리위 소집을 지시하자 친윤계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여당 한 중진 의원은 매일신문에 "당이 어려울 때일수록 함께 상의하고 함께 결정하고 그것을 지켜 나가는 리더가 돼야 한다"며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을 마음대로 뒤바꾸면 어떻게 하냐고 한 대표에게 쓴소리를 했다"고 밝혔다.

계파 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여당 안팎에서는 친윤·친한계가 심리적 탈당, 나아가서는 실제 분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2017년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사태와 같이 보수가 분열될 수 있다는 것.

반면 실제 분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2017년 분당 당시에는 반기문 전 국제연합 UN사무총장이라는 걸출한 대선주자 영입을 염두에 두고 바른정당이 갈라져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와 달리 현재는 (친한계에서) 당선을 자신할 만한 대선주자가 없다. 한 대표 스스로도 이번 대선 당선 가능성을 높지 않게 인식한다면, 출마 의지 역시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