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尹에 기댔던 TK 정치 앞날은?…탄핵 정국 속 희비 엇갈려

윤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가 곧 권력이던 시절 끝나
추경호 전 원내대표, 야권의 내란 공범 공세에 정치적 위기
박형수 원내수석·최은석 원대 비서실장으로…희비 엇갈려
부의장·상임위원장·상임위 간사 등 포진은 건재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 안건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표결한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 안건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표결한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권 탄생의 최대 지분을 자부했던 대구경북(TK) 정치권이 탄핵안 가결에 따른 타격으로 흔들리고 있다. 윤 대통령에 기대어 추진하던 TK신공항, TK행정통합 등 굵직한 현안 사업들도 장기 표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에서 3번 연속 원내대표를 배출하며 여당 지도부 중심에 있었던 TK 정치적 위상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4일 지역 정가에서는 윤 정권 출범 전후부터 지금까지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감을 두고 여권 내 파워처럼 여겨진 게 사실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윤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동 등을 이어가며 신공항, 행정통합 등 자신이 추진 중인 역점 사업의 정부 지원을 끌어내는 데 힘을 쏟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역시 윤 대통령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이양, 포항 영일만 대교 건설 등 현안 해결에 앞장서 왔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도 윤 정부 첫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닌 경험을 바탕으로 3선에 성공한 뒤 원내 사령탑까지 맡는 등 승승장구했다. 강명구(구미을)·조지연(경산)·임종득(영주영양봉화) 의원 등 대통령실 출신들은 22대 총선에서 TK 지역구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도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예고 없는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키고 탄핵의 바람 속에 직무 정지되면서 권력의 무상함만 되새기는 상황이 됐다. 더욱이 대통령이라는 '우군'이 사라지면서 TK 역점 사업들이 동력을 잃고 장기 표류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 어린 얘기가 늘어가고 있다.

14일 오후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 가결 중계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인천공항 2터미널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 가결 중계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TK 의원들 사이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장 추경호 전 원내대표는 비상계엄 해제안 국회 표결 당시 여당 의원들을 당사로 모이게 했다는 이유로 야권의 거센 공세를 받고 있다. 표결을 지연시킨 추 전 원내대표가 내란의 공범이라는 주장까지 벌이고 있다.

그간 거대 야당의 공세에 맞서 집권여당을 안정적으로 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던 추 전 원내대표로서는 정치적 위기에 빠진 모양새다. 함께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던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탄핵 국면 속에 사의를 밝힌 상태로 직을 계속 이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신임 원내대표로 권성동 의원이 선출되면서 박형수 의원(의성청송영덕울진)은 원내수석부대표로, 최은석 의원(대구 동구군위갑)은 비서실장으로 지도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당분간 TK 정치권은 국회직, 상임위 등을 중심으로 의정 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국회부의장(대구 수성구갑)을 비롯해 김석기(외교통일위원회)·송언석(기획재정위원회)·이인선(여성가족위원회) 상임위원장이 여전히 건재하다.

김형동(환경노동위원회)·정희용(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권영진(국토교통위원회)·강대식(국방위원회) 의원은 상임위 국민의힘 간사를 맡아 현안을 챙겨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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