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소아암 환자를 중심으로 이들의 학교생활 적응이나 가족의 어려움, 심리사회적 서비스 현황 등에 관한 연구가 이뤄졌던 반면, 다양한 만성적 건강상태 문제 아동과 가족의 어려움에 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대부분의 연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가운데 최근 초록우산 대구지역본부는 경북대 사회복지학부 최권호 교수와 공동으로 특정 질환에 제한하지 않은 지역 기반 건강취약아동 대상 실태 연구를 진행했다.
대구시 소아·청소년 의료 체계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건강취약아동과 가족의 복지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자 함이었다. 2024년 12월 대구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용자 및 초록우산 대구지역본부의 의료지원 대상 보호자 1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됐다.
조사 결과를 일일이 나열할 수 없지만 주요 내용들을 살펴보면 '의료 이용 실태 및 공급 충분성 인식' 조사 항목 중에서 지난 1년간 자녀의 외래 및 응급실 진료가 필요했지만 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12.3%였고, 그 이유 중 병원 이용 시간의 문제, 예약의 어려움 등이 꼽혔다.
보호자의 '돌봄 부담'과 '심리사회적 어려움' 조사 항목 중 자녀 돌봄에 따른 어려움으로는 보호자의 사회적 관계 축소, 여가 시간 감소, 개인적인 계획의 제약 등이 주요하게 확인되었다.
또 '심리사회적 어려움' 조사 항목 중 만성적 건강상태 자녀를 돌보는 주 보호자의 PHQ-9(우울 수준) 점수가 10점 이상일 경우 위험군으로 분류하는데, 응답자의 32.5%가 이에 해당하여 보호자의 정신건강 관련 어려움 수준이 상당하였음이 확인됐다.
필자는 해당 조사를 바탕으로 아동이 살기 좋은 도시를 위해 대구시는 물론 정부, 의료기관, 지역사회 등 모든 주체들의 소아 의료와 관련한 역할을 건의하고 싶다.
우선 대구시는 지역 소아청소년과 의료서비스의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달빛어린이병원 확대를 위한 운영 지원 관련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 이는 소아 공공 전문진료센터 예산 지원 방안 모색으로도 이어져야 한다. 또 보호자 서비스 지원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NGO는 만성적 건강상태 아동의 사회 통합을 위한 학업 지원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에 앞장서야 한다. 이를 통해 아동 건강권 증진을 위한 지속적인 사회적 인식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료기관은 지역사회와의 연계에 힘쓰며 만성적 건강상태의 건강취약아동과 가족에 대한 초기의 심리사회적 사정과 개입에 나서야 한다.
지역사회도 건강취약아동의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인식 개선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 건강취약아동 원탁회의, 장애 아동 및 가족이 바라는 대구시 등의 의견 표명 기회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도 아동 정책의 건강 형평 영향성을 평가하고 이를 근거로 중장기적인 정책 개선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수도권과 지역 의료 공급 불균형 개선을 위해 소아 공공의료 운영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대구시에서 살아가는 아동들의 건강권 증진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모든 만성적 건강상태 아동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하되, 서비스 요구도 수준이 높은 저소득 가구와 암, 발달 및 정신장애 아동의 특별한 요구에 개입할 수 있는 비례적 보편주의적 전략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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