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붕괴됐는데 아랍 국가 지도자들이 왜 떨고 있을까?'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독재권력이 강한 아랍국가 지도자들은 2010년 '아랍의 봄' 때처럼 정치적 변혁의 열기가 확산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국의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중동 국가 지도자들이 아사드 정권 붕괴 후 시리아의 정치 혼란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이끄는 이슬람 반군이 정권을 잡는 과정을 경계 섞인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아랍 7개국 대사들은 지난주 다마스쿠스에서 HTS 대표단을 만나 시리아의 정치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HTS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HTS 측은 주변 국가들과 원활한 관계를 원한다는 '안심' 메시지를 냈다고 한다.
2010년 시작된 '아랍의 봄'은 대중을 상대로 한 이슬람주의 정치운동의 파급력이 강했다. 당시 시민들은 정부와 기득권층의 부패, 빈부 격차, 높은 청년 실업률 등에 분노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나섰고, 여기에 이슬람 정치운동이 결합하면서 리비아, 이집트, 예멘 등에서는 정권이 교체됐다. 다른 아랍 국가들도 심각한 정치 혼란 등 후유증을 겪었다.
시리아의 상황을 가장 우려 섞인 눈초리로 보는 나라는 '아랍의 봄' 당시 이슬람 정치운동 단체 '무슬림 형제단'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던 이집트다.
무슬림 형제단은 1028년 이집트에서 시작한 이슬람 최초의 정치·사회운동 단체로, '아랍의 봄'에 힘입어 2012년 집권했다. 그러나 이듬해 현 대통령인 압델 파타 엘시시가 일으킨 쿠데타로 실각해 계속 탄압을 받아왔다.
엘시시 대통령은 HTS 같은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이 이웃 나라 시리아에서 정권을 잡는 것을 심각한 이념적·실존적 위협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도 이집트와 비슷하다. 두 걸프 국가는 '아랍의 봄' 이후 막대한 부를 이용해 이슬람 대중운동을 좌절시켰고, 바레인, 이집트, 리비아, 튀니지, 예멘에 권위주의 정부가 들어서는 데 일조했다.
WP는 "아랍 국가들은 시리아에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면서 아사드 정권 붕괴 후의 혼란이 억제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랍국가들이 여러 우려에도 HTS와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댓글 많은 뉴스
'한동훈 암살 작전' 관련 김병주 의원실 "일부 사실 관계 확인, 증거인멸 방지 위한 긴급수사 요구"
尹 탄핵 찬성 김상욱 "살해 협박에 왕따도…그렇지만 달리겠다"
한동훈 체제 붕괴…與 최고위원 5명 전원 사의 표명
尹 가결에 오열한 김상욱…"내가 만든 대통령을 내 손으로"
홍준표 "박근혜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