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벚꽃? 장미? 아니면 땡볕?…조기대선, 헌재 판단에 달렸다

헌재 180일 이내 선고, 파면 시 60일 이내 대선 규정
이전 대통령 탄핵 사건 고려하면 4~5월 대선 유력
헌법재판관 인사, 윤 대통령 형사재판 등 변수 가능성

헌법재판소는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를 접수하고 탄핵심판 절차를 시작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사건 접수 직후 곧바로
헌법재판소는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를 접수하고 탄핵심판 절차를 시작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사건 접수 직후 곧바로 "16일 오전 10시 재판관 회의를 소집했다"며 사건처리 일정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헌재 관계자는 전했다. 사진은 1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헌법기.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조기대선' 여부와 시점은 이제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달렸다. 당장은 '벚꽃대선'이나 '장미대선' 등 4~5월에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헌법재판관 인사, 윤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법에 따르면 헌재는 사건 접수 후 180일 안에 선고를 내려야 한다. 최종적으로 탄핵이 인용됨으로써 대통령이 파면되면 대선은 이로부터 60일 이내 치르도록 하고 있다. 이론상으로는 약 8개월(240일)이 주어지는 셈이다.

다만 과거 경험에 비춰봤을 때 헌재는 대통령 탄핵 사건을 빠르게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대통령 탄핵 사건의 경우 '집중심리'를 통해 국회 의결 이후 선고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이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91일이 걸렸다.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비슷한 속도로 심리가 이뤄진다면 4월 중순쯤 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 벚꽃이 피는 3월말이나 4월초에 대선 분위기가 무르익는 '벚꽃대선' 시나리오다.

5~6월에 대선이 치러지는 '장미대선' 가능성도 거론된다. 헌재의 사건 처리에 박 전 대통령 심리 기간과 비슷한 시간을 투입하는 경우다.

여기에 헌법재판관 후보 3인(조한창·정계선·마은혁)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가 진행 중이고,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내년 4월 18일 종료된다는 점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재판관 변동에 따라 심리가 일부 지연되는 게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법이 정한 심리기간 180일을 모두 채운 내년 6월 11일 헌재에서 결론이 내려지고, 대선은 장마와 폭염이 겹치는 7∼8월에 열리는 '땡볕대선' 시나리오도 열려 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내란·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될 경우 탄핵심판이 재판부의 재량으로 정지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헌법재판소법 51조는 '탄핵 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는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윤 대통령 측이 이를 근거로 지연 전략을 펼 수 있다.

헌재는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 등을 고려해 심판 절차를 정지할 필요가 있는지 자체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게 된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기소된 손준성 검사장이 항소심 판결 선고 전까지 자신의 탄핵 심판을 멈춰달라고 요청했고 지난 4월 헌재가 그에 대한 탄핵심판 정지 결정을 한 사례가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했을 때 손 검사장의 사례를 윤 대통령 사건에 단순 대입하는 건 무리라는 게 중론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헌법재판소가 현재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헌법재판소가 현재 '6인 체제'에서 탄핵심판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 조기에 '9인 체제'로 복귀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 10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공개변론. 왼쪽부터 김복형, 정정미, 이미선 재판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김형두, 정형식 재판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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