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환율, 소비침체…내수 시장 직격탄

탄핵 정국에 경기 침체, 고환율 기조까지 겹치면서 내수 시장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탄핵소추안 가결로 사회·경제적 안정에 단초가 마련됐지만, 소비 심리 위축 분위기와 고환율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00.6(2020년=100)이다. 지난해 3분기 대비 1.9% 감소했다. 여행과 외식 등 서비스 소비도 1.0% 증가에 불과했다.

업태별로 살펴보면 백화점의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21.6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3분기(112.5) 이래 최저치다.

대형마트와 면세점은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가 각각 98.0, 80.0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원년인 2020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도 최근 발간한 내년 소매유통 부문 전망 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 부담 증가와 소비 여력 감소 등으로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소상공인들은 이미 탄핵 정국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개인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전국 소상공인 1천630명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8.4%가 '비상계엄 선포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원·달러 환율도 내수 경기를 위협하는 요소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 1,440원 선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이 1,430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올해 연평균 환율(13일 하나은행 매매기준율) 1,362.30원 대비 70원 가까이 오른 상황이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환율 여파가 내년 상반기에 나타날 것"이라며 "품목과 유통사 별로 다르겠지만, 3~5%가량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여행 업계도 강달러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해외 여행의 경우 환율에 따라 여행 비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민감하다. 대구 한 여행사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 환율이 올라 부담이 늘게 되면 저렴한 여행지를 찾거나, 여행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해 업계로선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외식업계도 내수 부진에 달러가 고공행진하면서 시름이 깊어진다. 원재룟값 인상에 따른 원가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 원가는 오르고, 소비자들의 발길이 더 줄어들 것 같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가격이 오르자 국내 제과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변화로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가격이 오르자 국내 제과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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