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체제가 취임 5개월 만에 '대통령 탄핵 허용'이라는 참담한 실패로 막을 내릴 전망이다.
한 대표는 지난 4월 총선 참패 책임론에도 압도적 지지를 얻어 당 대표 취임에 성공했지만,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의 잦은 당정 갈등 노출과 탄핵 위기 국면 속 오락가락 리더십으로 결국 야당이 주도한 탄핵 정국의 문을 열어줬다는 뼈아픈 내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정치권에선 16일 오전 국회에서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는 직접 당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당일에도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했지만,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모두 사퇴한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가장 신임받는 검사 후배라는 여권의 큰 기대 속에 현실 정치에 데뷔했다. 하지만, 좀처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을 향한 비판을 참지 않는다는 지적이 대표직 수행 기간 내내 반복됐다. 이런 '싸움닭' 이미지는 여당 전당대회 당시에도, 당 대표 취임 후 대통령실과의 갈등 국면에서 자주 노출됐다.
연말이 갈수록 거대 야당의 무차별 정치 공세가 퍼붓는데도, 엉뚱한 독대 논란 등으로 대통령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친윤(윤석열)계 등 당내 주류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포용하려는 노력보다 친한계를 꾸려 당내 분열을 촉발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한 때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은 그의 현란한 논리와 강단있는 모습은 당대표 취임 이후 독단과 아집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당 한 의원은 "(한 대표) 혼자 결정하는 일이 많고, 내가 옳은데 왜 비판받아야 하나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았다"며 "그런 태도가 고립을 자초했고, 바로 '정치 초보'의 면모"라고 꼬집었다.
한 대표 리더십 위기는 탄핵 국면에서 더 심화됐다.
그는 계엄 수습에 한창이던 지난 5일 '대통령 탄핵안 불가' 입장에서 6일 '직무정지'로, 이어 8일에는 대통령의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들고 나왔다가 12일 대통령 담화 직후에는 '대통령 탄핵'을 의원들에게 요청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12일 원내대표 선거장에선 윤 대통령의 직전 담화와 관련 '대통령이 내란죄를 자백한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가 면전에서 의원들로부터 "사퇴하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나경원 의원은 15일 SNS에서 올린 글을 통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당에 오자마자 대통령과 한비대위원장의 싸움이 시작됐다"며 "한 비대위원장 등장이 불행의 시작이었다"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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