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금전운 안겨줄까"… 기관·기업 '신년 달력' 인기몰이

올해 1만6천부 무료 배포…호응 높아 추가 제작 고려 중
iM뱅크, 달력 약 30만부 제작 "달력 찾는 이용객 증가"

한국조폐공사 신년 달력. 공사 제공

스마트폰에 밀려 사라지나 싶던 구닥다리 '종이 달력'이 다시 인기다. '은행 달력을 걸어 두면 재물복이 들어온다'는 속설과 아직 디지털보다 아날로그가 편한 기성세대,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달력을 일종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려는 젊은 층 수요가 맞물린 덕분이다.

이 같은 흐름을 타고 한국조폐공사(이하 공사)의 '신년 달력'이 2025년 새해를 보름가량 앞두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공사의 2025년 달력은 실제 돈과 주화 이미지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5만원권 지폐부터 동전, 기념주화 등 화폐 이미지가 담겼다. 특히 화폐 발행기관인 공사 정체성을 살려 행운을 상징하는 '귀한 달력'으로 자리 잡았다.

공사는 올해 주요 관계기관과 관계사 등에 약 1만6천부를 무료 배포했으나 호응이 좋아 추가 제작을 고려 중이다. 고물가·고금리로 경제적 어려움이 이어지는 상황에 '돈 달력을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퍼지며 관심이 높아지는 것.

온라인 커뮤니티나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조폐공사 달력을 구하는 방법"이나 "행운의 달력으로 소문난 돈 달력"에 대한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오며 주목받고 있다.

성창훈 조폐공사 사장은 "달력이 단순히 일정을 기록하는 용도를 넘어 국민에게 행운과 희망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 것 같아 매우 기쁘다"며 "조폐공사는 앞으로도 공공기관으로서 국민에게 긍정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은행 달력에 대한 수요도 여전하다. iM뱅크(옛 대구은행)는 올해도 탁상 달력과 벽걸이 달력 약 30만부를 제작했다. 이번 달력은 동화 같은 그림을 선보이는 화가 '프레리'의 작품을 달력 삽화로 선정하고 'Our Neverland'(꿈의 나라)라는 콘셉트로 만들었다. '상상 속에 존재하는, 모두가 꿈꾸는 이상향을 달력에 담아 행복을 전하겠다'는 의미다.

iM뱅크가 내년도 달력을 지점으로 배부한 건 지난달 초순이다.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이후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점과 갈수록 기업, 기관의 달력 배부가 감소하지만 수요는 꾸준한 점 등을 고려해 예년보다 시기를 1달가량 앞당겼다. '디지털 전환' 흐름에 맞춰 종이 달력 생산을 줄이는 추세와 달리 은행 달력을 찾는 사람은 늘었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iM뱅크 관계자는 "이제 달력을 나눠주는 곳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해 매년 가능한 한 많은 양을 만들어 배부하고 있다"며 "달력을 찾는 고객은 전보다 늘어난 분위기다. 달력을 만드는 곳이 줄어든 데다 비교적 편하게 접근할 수 있어 은행 달력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iM뱅크의 2025년도 벽걸이 달력. iM뱅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