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투기 범죄가 발생한 대구 달성군 유가읍 공공임대주택(매일신문 2023년 2월 26일 등) 계약금과 잔금 관리를 맡았던 신탁사가 경영 악화를 이유로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탁사에 계약금과 잔금을 맡긴 입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신탁업계 6위 업체인 무궁화신탁은 지난달 27일 재정 악화를 이유로 금융위원회의 경영개선 명령을 받았다. 무궁화신탁은 내년 1월 24일까지 경영개선계획을 금융위에 제출해야 하지만 사실상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해당 신탁사에 계약금과 잔금을 맡긴 입주민들은 혹시나 회사가 파산할 경우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분양 전환을 위해 계약금과 잔금을 무궁화신탁 계좌에 보낸 주민은 424가구로 입금액은 약 77억원에 달한다.
이중 356가구는 계약금 명목으로 가구당 1천340만원을, 68가구는 계약금에 잔금을 포함해 가구당 4천200만원을 송금했다. 입주민들이 임대사업자인 건설사의 부실을 우려해 신탁사가 자금을 관리할 수 있도록 요청했기 때문이다.
무궁화신탁이 입주민과 법정 다툼 중인 점도 문제다. 지난 10월 입주민들은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청에 신탁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계약금은 분양 관련 목적으로 사용된다던 신탁사 설명과 달리 약 7개월만에 77억원 중 76억원이 알 수 없는 용도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박대규 달성군공공임대주택 입주민 대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법적 대응뿐이다. 관련 소송이라도 최대한 빨리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주민들은 현재 달성군 공공임대주택 약 250가구가 경매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경매 배당금을 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무궁화신탁은 부도 처리된 건설사 대신 임차인 보증금을 변제하면서 배당금 일부를 가져갈 수 있는데, 이 금액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하겠다는 것이다.
달성군 공공임대주택 입주민들의 법률대리를 맡은 박태원 변호사는 "입주민들의 돈을 분양전환에 사용하지 않고, 건설사가 유용하도록 방치했다. 여기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겠다는 것"이라며 "이달 안으로 신탁사에 가압류를 신청할 예정이고, 신탁사 경영진에 대한 형사 고소도 가능한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무궁화신탁 관계자는 "신탁사의 고유계정과 신탁재산은 별도로 운영하고 있어 신탁사업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계약금 관련해서는 반환할 돈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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