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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속도 조절하는 美 연준, 한국은 저성장…고심 깊어진 한은

미 연방준비제도, 기준금리 4.25~4.50%로 0.25%p 3연속 인하
내년 말 기준금리 중간 값 3.9%로 제시, 인하 횟수 2차례로 축소
한은 내년 1월 16일 기준금리 결정, 3차례 연속 인하 가능성 고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내년부터는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히 접근한다는 방침이어서 한국은행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트럼프 리스크'와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등의 영향으로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면서 유동성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연준은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 결과,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내년 말 기준금리 중간 값을 기존 전망치(3.4%)보다 0.5%p 높은 3.9%로 제시했다. 이에 기준금리 인하 횟수는 0.25%p씩 내릴 경우 4차례에서 2차례로 줄어들게 됐다. 오는 2026년 말 기준금리는 3.4%, 2027년 말 기준금리는 3.1%로 각각 종전 목표치보다 0.5%p, 0.2%p 상향했다.

한국(3.0%)과 미국 간 기준금리 차(상단 기준)는 1.5%p로 축소됐다. 국내 기준금리 인하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점차 커지는 저성장 우려로 인해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8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2.1%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밝혔다. 종전 제시한 성장률 2.2%보다 낮아질 것으로 본 것이다.

한은의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내년 1월 16일로 예정돼 있다. 기준금리 연속 인하 자체가 저성장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소비·투자심리 위축을 유발할 수 있어 '3연속 인하'는 어려울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고환율 부담도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렵게 하는 배경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원화 약세 압력을 더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같은 날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0.25%로 동결하며 원화 가치가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 당초 시장에선 이번 달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봤지만,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라 기준금리 조정을 미룰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돌변한 연준이 내년 1월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여부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며, 동시에 원·달러 환율에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면서 "미국과 주요국 간 금리정책 차별화 현상도 확대될 수 있는데, 이 현상이 달러 추가 강세 재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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