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달러' 현상에 요동치는 무역…'보호무역 시대' 온다

美·EU 보호무역 기조…수출 의존도 높은 韓 우려 높아져
방산·車부품·2차전지·반도체 산업 직격탄

26일 오후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감만부두,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감만부두,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서자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대부분의 기업은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입 가격 상승 때문에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 물가가 증가하는 가운데 주요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에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천451.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무역수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보호무역을 대안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 확대를 공언해왔던 만큼 내년 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이 같은 기조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 역시 보호무역 중심의 통상정책 추진을 예고하고 나섰다. EU 집행위원회는 경제위축, 정치적 동력 약화, 대외경쟁 심화, 미국의 트럼프 재집권 등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유럽의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 중국을 견제하고 회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반덤핑·상계관세 등 수입규제, 역외보조금 규정 도입, 수출통제 및 투자제한 조치 등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기술자립을 목적으로 비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다. 트럼프 재집권 이후 미중 무역전쟁에 다시 불이 붙을 경우 수출 제한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인도는 제조업 분야에서 높은 관세를 유지하며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보호무역의 확산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출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공급망 재편에 따른 원자재 수입 차질도 우려된다.

대구경북 산업계의 긴장감도 높다. 외교·안보관계가 중요한 방산 분야는 물론 세계 IT시장 업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기계, 전자부품 업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역 주력 산업인 차부품, 2차전지 소재, 반도체 장비 등은 북미 투자 및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오영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올해 대내외적 악재에도 지역 수출기업은 높은 대응력을 보여줬다. 내년에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외 바이어와 단단한 신뢰를 구축해 촘촘한 공급망을 마련한다면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협회 차원에서도 현장에 어려움이 없는지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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