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르포] "대구가 더 가까워졌다"…하양역 도시철도 개통 첫날 풍경

21일 첫 운행…"대구 접근성 높아져 만족"
"출퇴근길 도로 덜 붐빌 듯" 기대도
대학가, 근처 상권에서도 반응 긍정적

기차역 하양역(왼쪽) 옆으로 신설된 도시철도 1호선 하양역(오른쪽)이 보인다. 남정운 기자
기차역 하양역(왼쪽) 옆으로 신설된 도시철도 1호선 하양역(오른쪽)이 보인다. 남정운 기자

대구 도시철도 1호선의 하양역 운행이 21일 시작된 가운데, 이날 하양역에서 처음으로 전철을 이용해본 주민들은 대부분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구까지 오가는 시간이 크게 줄면서 생활권 통합이 궤도에 올랐다는 기대도 주민 사이에서 나왔다.

대구 도시철도 1호선은 이날 오전 5시30분부터 안심~하양 복선전철 구간을 달리기 시작했다. 기존 종착역인 안심역에서 8.89㎞가 연장되면서 대구한의대병원역(대구지역)·부호역·하양역(이상 경북 경산지역)이 신설됐다. 새 종착역이 된 하양역에서 안심역까지는 약 12분이 걸린다.

이날 오후 5시쯤 찾은 하양역에는 도시철도 이용객들이 밀물처럼 몰려들었다가, 또 썰물처럼 빠지는 일이 반복됐다. 배차간격이 12~20분정도로 비교적 길게 설정된 영향으로 보였다. 종점행 전철이 도착한 직후에는 개찰구 4~5개에 긴 줄이 늘어서는 모습도 쉽게 목격됐다.

하양역에서 전철을 타고 내린 주민들은 높아진 접근성과 교통편의성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전에는 대구 시내로 진입하려면 안심역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한 뒤 다시 도시철도로 환승해야 했는데, 이젠 바로 도시철도를 탈 수 있어 번거로움이 줄었다는 것이다.

30대 김성현씨는 "여기서 안심역까지 버스를 타면 20분이 넘게 걸리는데, 도시철도로는 그 절반 정도 시간에 갈 수 있어 대구가 더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시철도 1호선 이용객들이 하양역에서 하차한 뒤 개찰구를 빠져나오고 있다. 남정운 기자
도시철도 1호선 이용객들이 하양역에서 하차한 뒤 개찰구를 빠져나오고 있다. 남정운 기자

도시철도가 교통수요를 분담하면서 도로 정체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경산에서 대구로 출퇴근한다는 40대 양동진씨는 "아침저녁마다 4번국도나 경부고속도로 등의 정체가 극심한데, 이제 도시철도라는 대안이 있으니 도로가 덜 붐비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신설역 근처 대학가에서도 긍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부호역 인근에는 호산대와 경일대가, 하양역 근처에는 대구가톨릭대와 대구대 등이 있다.

본가가 있는 대구 북구에서 대구가톨릭대로 통학 중인 최상진씨는 귀가 시간을 좀 더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편하다고 했다.

최씨는 "학교가 도시철도 종점보다 먼 곳에 있어 '타 지역까지 통학한다'는 인식이 적잖았다"며 "도시철도가 연장되면서 집과 학교가 같은 생활권에 놓인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했다.

대구가톨릭대와 하양역 사이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30대 이모 씨는 "(도시철도 연장으로) 일찌감치 대구로 빠져나가던 수요가 상권에 더 오래 남아있을 수는 있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미 대학들이 종강을 한 뒤라, 내년 봄은 돼야 그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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