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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매일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선소감 / 최고요

엄마에게 마음을 보냈더니, 시가 왔어요.…"아브라카다브라"

2025 매일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선자 최고요
2025 매일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선자 최고요

정말 그랬어요. 마음이 하늘에 콕 박힌 점 같은 날이 있었어요. 전주에 사는 엄마 생각이 나는 날이면 더욱 그랬어요. 새까만 밤, 유난히 작지만 동그랗게 콕! 찍힌 점이 점점 부풀어 올랐어요. 엄마에게 내 마음이 가닿은 거라고 믿었어요. 그때였어요. 부풀어 오르던 점이 내게 말을 걸기 시작했고, 밤이 환해졌어요. 나를 위해 쓴 시가 엄마의 마음에 붙어 다시 되돌아 온 거예요. 언제부터인가 그랬어요. 내게 보름달은 내 마음과 누군가의 마음이 함께 뜬 날이었어요.

지금은 꿈속이에요. 노랑나비가 개망초 꽃 주위를 맴돌며 앉을락 말락 망설이는 걸 한참 들여다봐요. 방울토마토, 부추, 상추, 고추를 심어 베란다텃밭을 만들고 매일 출근 도장도 찍어요. 나는 환한 웃음을 붓으로 들고 내 마음과 누군가의 마음 사이를 넘나들며 나비도 되고 잠자리도 되어보는 거지요. 구름이 얼굴을 만지고 가는 날에는 따뜻한 차 한 잔 가져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을 봅니다. 그러면 "네, 네, 좋아요. 우린 더 쑥쑥 자랄게요." 말하는 소리가 들려요. 나는 잠시 무안해져서 "참 좋지? 그저 창문으로 스며드는 햇살이 좋아 아무 말도 못하겠네." 하고 머쓱하게 웃어보는 겁니다. 누구에게나 마법 같은 순간은 있을 것 같아요. 나는 자주 꿈속이에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 그걸 초등학교 아이처럼 받아쓰면서 새로운 잠을 청하듯 이야기를 나눕니다. 내가 쓰는 대부분의 동시는 이렇게 나만의 이야기로 태어납니다. '아브라카다브라'도 그랬습니다.

동시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동시를 공부해야 한다고 말해주신 분이 계십니다. 오랜 시간 고민하고 용기내지 못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아무 일도 아닌데 그저 내 마음을 돌아보는 일인데…. 그럼에도 지치지 않고 끝까지 설득해서 저를 동시 속에 포옥 빠질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항상 곁을 지켜주는 정진호 선생님과 영하 그리고 미희 사랑합니다. 아울러 작가로서의 첫 시작을 할 수 있게 문을 열어주신 매일신문사와 아직 부족한 작품을 선해주신 권영세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약력〉

- 서울 출생

-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 학사

-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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