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인을 만나다] 아름다운가게 장윤경 상임이사

현대모비스 상무 등 30여년 대기업 경력, 치열한 공모 거쳐 2022년 8월 아름다운가게 CEO 선임
2002년 설립된 아름다운가게, 물품 재사용, 착한 소비 등 시민 운동 주도… 전국 100여 개 점포도
아름다운가게 매장 수익금과 후원금은 소외이웃과 기후위기 대응 등 사회적가치 높이는데 기여
"물품 재사용, 선한 소비 등 통해 나눔 사업 집중하고 아름다운가게 수익구조 개선에도 힘쓸 것"

'아름다운가게' 장윤경 상임이사는 전국 100여개 아름다운가게 오프라인 매장, 5천여명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자원 순환, 착한 소비, 소외 이웃 지원, 기후 위기 대응 등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장윤경 상임이사(64)는 인상좋은 이웃집 아저씨 같은 얼굴로 손님을 맞았다. 30여년간 대기업에서 평생을 보낸 그는 2022년 8월 치열한 공모를 거쳐 아름다운가게 CEO로 선임됐다. 평소 기부와 나눔, 봉사에 관심이 많았던 장 상임이사는 아름다운가게를 맡으면서 자원의 순환과 착한 소비 등 사회적가치의 중요성에 대한 깨달음을 새삼 얻게 됐다고 했다.

-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로 취임하신 계기는?
▶ 1985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한 후에 홍보담당 중역을 거쳐 계열사인 GIT에서 대표이사 생활을 마치고 은퇴했습니다. 은퇴 후에는 발달장애인 자립과 생활을 돕는 '함께쓰는우산'을 2년 정도 운영했습니다. 2022년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 공모가 났는데, 현대모비스 근무 시절 아름다운가게 1호점인 안국점에서 직접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던 기억이 떠올라 지원하게 됐습니다. 면접장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임명됐고 지금까지 아름다운가게 식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올해 22주년을 맞은 아름다운가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아름다운가게는 2002년 설립됐습니다. 물건의 재사용, 자원봉사, 착한 소비 등 시민 운동을 주도해왔고 전국 100여 개가 넘는 재사용 나눔가게인 아름다운가게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국 약 5천명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고, 업사이클링, 환경교육, 공익상품 사업 등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사업을 진행합니다.

매장 수익금과 후원금은 각 지역의 소외이웃을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립준비청년, 방학중 급식 지원, 전국 소외 이웃 생필품 나눔인 나눔보따리 배분, 국내외 긴급구호 등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를 발굴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환경보호 및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대시민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름다운가게 가치 철학을 담은 그물코 프로젝트 전시, 포럼을 운영, 지구공장 팝업 스토어 등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름다운가게' 장윤경 상임이사는 전국 100여개 아름다운가게 오프라인 매장, 5천여명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자원 순환, 착한 소비, 소외 이웃 지원, 기후 위기 대응 등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 아름다운가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큰 세 가지 울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자원재순환입니다. 본인에게 필요 없는 물건의 생명 주기를 연장함으로써 자원을 순환시키고 기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기부 물품의 판매량을 탄소저감량으로 환산하면 30년생 소나무를 약 12만 그루 심은 효과입니다.

둘째, 시민들에게 경제적 소비를 하게 합니다. 아름다운가게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는 것은 자원순환과 더불어 나눔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셋째, 아름다운가게 수익은 지역사회, 환경, 사회경제, 아동·청소년, 긴급구호 등 5개 분야로 연간 약 40억~50억원 가량을 지원합니다. 지난 22년간 누적액이 약 698억입니다.

-물품 기부와 관련해 최근 주목할만한 점은?

▶중고거래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시민들에게 이제 중고물품은 돈이 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 만큼 중고물품에 대한 허들이 낮아졌고 이제는 중고물품을 사고 파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된거죠. 아름다운가게가 마중물을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유행에 민감한 시대상을 반영하듯 기부 물품들을 보면 트렌드가 얼마나 빨리 변화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소비의 주기가 짧고 빨라졌다는 뜻이죠. 하지만 아름다운가게는 이러한 현상을 반기지는 않습니다. 환경을 위해서는 물건을 오래 사용하여 물건의 수명 주기를 늘리는 것이 더욱 좋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운가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품을 기부하여 물건의 생명 주기를 늘리되 신중하고 현명한 소비를 하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가게' 장윤경 상임이사는 전국 100여개 아름다운가게 오프라인 매장, 5천여명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자원 순환, 착한 소비, 소외 이웃 지원, 기후 위기 대응 등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취임후 가장 역점을 둔 부문은?
▶우선, 아름다운가게의 본질인 나눔사업에 집중했습니다. 2023년에는 국내외 참 어려움이 많았는데 튀르키예, 시리아, 모로코에서 큰 지진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 의료 및 시설 지원 및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긴급 의료 지원 긴급구호를 진행했습니다. 이 나눔은 시민들과 함께 만들었다는 것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취약계층 지원 등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국내외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 사회적기업가들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투명성, 책무성, 재무안정성, 효율성을 평가하는 한국가이드스타에서 8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은 것은 자랑하고 싶습니다. 그만큼 공익법인으로서 깨끗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8년 연속 별 3개를 받은 법인은 총 6개 단체에 불과합니다.

제가 현대차그룹에서 홍보를 15년 하다보니 아름다운가게가 사회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도 많이 알려야겠더라고요. 그래야 시민들의 참여가 늘어날테니까요. 시민을 대상으로 아름다운가게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일에 힘을 쏟았습니다.

20년이 넘다 보니 아름다운가게 주고객층들도 함께 나이가 들어갔습니다. 지하철 광고, IPTV, 라디오 광고 등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리고자 노력했습니다. MZ세대를 위한 성수동 팝업스토어, 파트너 상품 발굴, 곧 선보일 PB 상품 개발 및 론칭 등 사업 다각화를 모색한 것은 그런 차원이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활동가들의 내부 충성심이나 활동성을 높이기 위한 복지 증진 방안을 마련하기 노력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진행하지 못했던 활동천사 캠프를 6년만에 열었습니다. 전국 자원봉사자 700여 명이 모여 서로 격려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 최근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기후변화가 심상치 않습니다. 세계적 재난이 대형화되고 있고 계절별 온도 변화가 심하다 보니 과일, 수산물 수확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런 뜻에서 아름다운가게의 활동이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시민들의 많은 참여로 나눔과 순환이 일상이 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름다운가게' 장윤경 상임이사는 전국 100여개 아름다운가게 오프라인 매장, 5천여명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자원 순환, 착한 소비, 소외 이웃 지원, 기후 위기 대응 등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임기 중 아름다운가게 운영 목표는?
▶아름다운가게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더 많은 수익을 올려야 나눔도 더 많이 실천할 수 있고 자원순환도 더 실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부 받은 물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기업으로서 사회적가치 실현뿐 아니라 수익창출을 위한 사업 실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역 사회에 새로운 아젠다를 던지면서 지역 파트너들과의 연대와 협력에도 앞장설 예정입니다.

-지역 청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지금은 현실이 암담한 건 같지만 한 길로 꾸준히 걸어가다보면 그 길이 누군가에게 빛을 비춰주는 발자취가 될 것입니다. 또 혼자 걷는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이 걷는 한 걸음의 울림이 더 크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나눔과 순환의 아름다운 세상은 결코 혼자 이룰 수 없고, 모두가 함께할 때 비로소 가능한 세상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나가길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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