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인생에 볕이 든 날이 없었다. 생활이 조금 나아지나 싶으면 다른 시련이 정윤혜(41·가명) 씨를 찾아왔다. 중학교 때 어머니가 생활고로 집을 떠난 뒤 혼자서 한 몸을 건사해야 했던 윤혜 씨는 범죄 피해로 인한 학교 중퇴와 두 차례의 파혼 등 잇단 폭풍우를 겪으며 몸과 마음이 엉망이 됐다. 최근 희귀병 진단과 사기 피해를 겪으며 더욱 벼랑 끝에 몰린 윤혜 씨는 어서 이 고통이 끝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어릴 때 집 떠난 어머니, 사고 치는 언니…빚만 쌓이는 생활
윤혜 씨는 포항의 한 재혼가정에서 막내로 태어났다. 윤혜 씨 위에는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오빠와 연년생 언니가 있었다. 공사장 일용직으로 일하던 윤혜 씨 아버지는 술을 좋아했고, 술에 취하면 폭력적으로 변했다. 두 딸과 자신을 향해 흉기까지 들고 위협을 일삼는 배우자를 피해, 어머니는 도망치듯 언니와 윤혜 씨를 데리고 집을 나와 홀로 자매를 키웠다.
윤혜 씨 언니는 어릴 때부터 가출을 자주 했는데, 그럴 때마다 집에 있는 돈을 다 훔쳐 달아났다. 식당 일을 하며, 나갈 때마다 사고를 치고 들어오는 첫째 딸, 몸이 약해 자주 입원하는 둘째 딸을 키우느라 생활고에 시달리던 어머니는 카드 대금을 갚지 못해 추심에 시달리다 집을 나갔다. 윤혜 씨가 중학교 2학년일 때였다.
윤혜 씨는 어머니와 언니가 떠난 집에서 살며 낮에는 주유소나 사무실 경리로 일하며 돈을 벌었고, 밤에는 야간 학교에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언니가 40대 남자와 결혼해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 형부라는 사람이 문제였다. 남자는 언니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이 윤혜 씨를 감금하고 성폭행을 시도했다. 이웃의 도움으로 겨우 갇힌 집에서 벗어난 윤혜 씨는 그 길로 살던 곳을 떠났다.
윤혜 씨는 경남의 휴대폰 기판 제작 공장에 취직해 돈을 벌었다. 언니와 종종 연락하며 생활비를 부쳐 주던 윤혜 씨는 한날 언니가 무면허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들었다.
보호자가 필요하다는 말에 회사를 그만두고 대구로 올라온 윤혜 씨는 자신의 퇴직금을 언니 치료비와 생활비로 충당하며 지냈다. 아이는 입양 보냈다던 언니는 여전히 돈을 흥청망청 썼고, 윤혜 씨에게 돈을 벌어오라 시켰다. 그리고 끝내 언니는 윤혜 씨가 일하던 곳에서 폭행을 당해 받은 합의금까지 몰래 들고 도망쳤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대구에서의 생활은 막막했다. 몸은 여전히 자주 아프고, 생활은 점점 어려워졌다. 어렵사리 취직한 휴대폰 공장에서 2년을 일하다 해고당한 윤혜 씨는 그즈음 외할머니를 통해 어머니의 죽음을 알게 됐다.
책임감 없는 오빠와 언니 대신 어머니 장례를 치르는 건 윤혜 씨 몫이었다. 그렇잖아도 빚만 쌓여가는 생활이었는데, 장례 비용 천만원은 고스란히 윤혜 씨 빚이 됐다.
◆파혼 후 악화한 건강…최근 희귀병까지 앓게 돼
자동차 부품 공장에 취직해 착실하게 빚을 갚아 나가던 윤혜 씨는 30대 초반, 같은 직장에서 일하던 남자와 결혼을 준비했다. 자신이 폭언을 일삼아 한차례 파혼까지 갔음에도 다시 결혼을 요구하던 남자는, 사실 다른 여자가 있었다. 윤혜 씨는 그 사실을 결혼식 일주일 전에 알게 됐다. 심지어 남자는 밖에서 성병까지 옮아 와 윤혜 씨를 감염시키기도 했다.
홀로 시간과 돈, 정성을 쏟아 결혼 준비를 하다가 배신을 당한 윤혜 씨는 남자의 폭행과 폭언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위자료 소송 포기 각서에 서명하기 전까지 계속 찾아올 거라며 자신을 협박하는 남자에, 윤혜 씨는 '살기 위해' 각서에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출혈성 대장 게실과 우울증을 앓는 등 몸과 마음이 엉망이 된 후였다.
어머니 장례, 두 차례의 파혼과 입원 비용 등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윤혜 씨는 개인파산 신청 후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
몸이 아파 일을 거의 하지 못하던 윤혜 씨는 3년 전 팔다리와 몸이 퉁퉁 붓는 림프부종과 '복합통증증후군'이라는 희귀병까지 앓게 됐다. 몸무게는 순식간에 30kg 가까이 불어났고, 다리에 마비가 수시로 찾아와 거의 걷지 못하게 됐다. 발병 부위는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다가도, 화상이나 동상을 입은 것처럼 시리기도 했다.
수술을 수차례 받았으나 통증은 여전했고, 몸 안에 삽입된 장치가 빠져 재수술이 필요했다. 당장 수술하기엔 돈이 없어 윤혜 씨는 24시간 마약성 진통제를 먹으며 고통을 견뎠다.
게다가 윤혜 씨는 올해 3월 온라인 사기까지 당했다. 생활고에 짓눌리다 SNS에 뜬 부업 광고를 보고 연락한 윤혜 씨는 수익금 인출을 위한 추가 입금을 요구하는 사기단에 속아 총 2천600만원을 송금했다.
지인에게 사정해서 빌린 돈에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최대로 당겨 쓴 돈이었다. 사건은 두 달 전 미제로 종결됐고, 눈더미처럼 불어난 수백만원의 카드값을 감당할 수 없었던 윤혜 씨는 이번 달 파산을 신청했다.
현재 윤혜 씨는 생활고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받고 있는 90여만원의 수급비는 대부분 비급여 병원비로 나갔고, 보험료와 관리비, 식비 등을 합치면 항상 돈이 모자랐다. 하루 15만원 가까이 되는 간병비 부담에 병원으로 거처를 옮길 수도 없다. 가사간병 서비스로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으며 겨우 하루하루를 버티는 윤혜 씨는 도움의 손길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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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내역]
◆하루하루 쇠약해져 가는 고진형 씨에 2,625만원 전달
다리에 두 차례 화상을 입은 후 신장 이상까지 찾아와 누운 채로 움직이지 못하는 고진형 씨(매일신문 12월 10일 10면 보도)에게 2천625만1천752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법무사 김태원 10만원 ▷유주영 30만원 ▷여병민 20만원 ▷전시형 10만원 ▷이창영 5만원 ▷방순옥 4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신종욱 2만원 ▷최은서 1만5천원 ▷최정원 1만5천원 ▷김진만 1만원 ▷석미혜(계대) 1만원 ▷허영재 1만원 ▷김리나 1천원 ▷예수님 사랑 1만원 ▷돕는이 996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 이채은·이채율 양에 2,279만원 성금
보호자의 학대로 아동보호시설에 입소한 장애 아동 이채은, 이채율 양(매일신문 12월 17일 10면 보도)에게 49개 단체, 108명의 독자가 2천279만4천116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서고등학교 학생회 200만원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상서고등학교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박찬종)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백선교문화재단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기독교대한성결교회봉산교회 10만원 ▷두드림정신건강(정진영) 10만원 ▷㈜삼이시스템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김용환) 10만원 ▷신세계로약국(박태환)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제일키네마섬유(이필남)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화성상가(진국성) 10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시온동양학연구소(성병찬) 5만원 ▷연합광고(김천수)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동신통신㈜(김기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보성카써비스(김영수) 3만원 ▷사단법인대한민국힐링문화진흥원 1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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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회' '주님사랑' 각 10만원 ▷'김민규안다겸' '재원수진' '피땀눈물(로지스올)' '편안감사행복' 각 5만원 ▷'석희석주' 2만원 ▷'우리윤.성 아빠' 1만1천원 ▷'반규민1009' '조희수힘내세요' 각 1만원 ▷'채은님 화이팅' 7천777원 ▷'수민' '은빈' '주' 각 5천원 ▷'돕기' 3천원 ▷'돕고복받자감사' 1천104원 ▷'모든이의행복건강재산' 979원 ▷'돕기' 256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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