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가수 이승환 콘서트 공연장 대관 취소…안전상 문제"

김장호 구미시장, 23일 기자회견 통해 이승환 구미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 밝혀
취소 이유는 '안전 우려' … 실내서 진행되고, 집회·시위등으로 충돌 예상
이승환 측,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 하지 않겠다' 서약서 거부

김장호 구미시장이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승환 구미콘서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구미시 제공

경북 구미시가 오는 25일 구미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가수 이승환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 대관을 취소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에 따라 이번 공연의 대관을 취소하게 됐다.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구미시장으로서 불가피하게 조례에 따라 대관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공연을 지속하면서도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이승환 측에게 요청했다"며 "하지만 이승환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고 분명한 반대 의사를 서면으로 밝혔다"고 말했다.

공연은 중단돼서는 안된다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최소한의 안전 예방 조치를 약속받고자 이승환 측에게 서약서를 요청했지만, 이를 이승환이 거부했다는 게 김 시장의 설명이다.

김 시장은 "이승환의 기획사 측에 구미 공연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지난 10일 공문과 유선상으로 정치적 선동 자제를 요청했지만, 그럼에도 지난 14일 수원 공연에서 '탄핵이 되니 좋다. 앞으로 편안한 세상이 될 것 같다'라는 정치적인 언급을 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정치적으로 편향된 행동과 정치적 언급에 대해 구미 지역 13개 시민단체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공연 취소를 요구하며 지난 19~20일 두차례 집회를 열었다"며 "시민단체들의 항의 시위로 시민과 관객의 안전관리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게 됐고, 지역의 민간전문가, 대학교수의 자문, 낭만축제위원회 등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은 이승환 구미콘서트 대관 취소 이유로 ▷순수 예술 공연장이라는 문화예술회관의 설립취지 ▷가수 이승환 측의 서약서 날인 거절 ▷대규모 집회 및 시위가 예성되는 정보 접수에 따른 물리적 충돌 우려 등을 제시했다.

특히 김 시장은 공연전부터 예상되는 물리적 충돌을 예방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업무이자, 공연장이 실내이자 밀집된 공간인 상황에서 안전한 관람에 대한 확답을 얻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승환 측도 오는 25일 공연날 집회·시위에 따른 충돌을 예상하며 SNS를 통해 관람객들의 사전·사후 대처 방법을 공유하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가수 이승환의 무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최소한의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협조 요청에 서약하지 않은데다, SNS를 통해 '감사합니다. 보수 우익단체 여러분' 등 해석에 따라 조롱과 냉소로 비칠 소지가 다분한 언급으로 자극하며 안전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한편, 구미시는 지난 주말 동안 공연대행사인 ㈜하늘이엔티와 안전 조치를 확보한 공연 진행을 위해 논의했지만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23일 오전 9시 대관취소 공문을 전달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시는 지난 7월 31일 이승환 콘서트와 관련된 대관 신청을 받고 바로 사용허가를 통보할 정도로 정치적으로 판단한 적이 없다"며 "크리스마스날 추억을 만들기 위해 예매를 하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양해의 말씀을 드리며 시민과 관람객의 안전을 위한 심사숙고된 조치였다는 점을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환 측은 "안타깝고 비참하다"며 구미시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