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들 "트럼프 행정부 영향 경영 환경 어려워질 것"

벤처기업협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국내 벤처기업 영향' 조사 진행

벤처기업협회 제공

벤처기업의 절반 이상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경영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금융과 환율 리스크를 필두로 정부의 선제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벤처기업협회는 23일 벤처기업 4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응답 기업의 52.3%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경영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긍정적 영향을 예상한 기업은 10.6%에 불과했고, '보통'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37.3%로 집계됐다.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자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 환율 위험 등이 지적됐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벤처기업의 60% 이상은 '무역 및 통상 정책(65.2%)'과 '환율 변동(62.2%)'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미국 수출을 하는 대기업 반도체 벤더 A사는 "미국의 보편 관세 도입 시 제품의 가격 경쟁력 저하로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자부품 업체 B사는 "환율변동으로 원부자재 비용이 올라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의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첨단산업 육성 정책과 대중국 견제 기조를 기회로 보는 기업들도 다수 있다. 헬스케어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 C사는 "미국 내 사업 환경 개선에 따라 현지 기업과의 협력체계 구축을 추진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벤처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비한 주요 전략으로 '제품 및 서비스 경쟁력 강화'(53.9%)와 '신규 시장 발굴 및 진출'(48.0%), '정책 변화 모니터링'(29.6%) 등을 꼽았다.

벤처기업들은 '금융 및 환리스크 관리'(51.5%)를 가장 시급한 지원 정책으로 꼽았다. 이어 대체 시장 발굴, 판로 개척 등 '수출지원'(49.0%), '국내 규제 완화'(31.3%), '미국 정책 변화에 대한 정보 제공(22.0%)' 등이 뒤를 이었다.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환경 불확실성 및 최근 국내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벤처기업들의 불안감이 매우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벤처기업이 다시 한번 한국경제의 구원투수로 나설 수 있도록 행정부 및 입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정책적 지원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