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포골드라인처럼 혼잡"…'2량 짜리' 대경선에 승객 불편 호소

승객들 "주요 역사서 하차 인원 많아지기 전까지 숨 쉬기도 힘들어"

23일 서대구역에서 경산으로 향하는 대경선 열차가 이용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3일 서대구역에서 경산으로 향하는 대경선 열차가 이용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 14일 개통한 대구권 광역철도(이하 대경선)이 이용 승객에 비해 열차 수가 모자라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열차 규모가 도시철도의 3분의 1 수준으로 작은 데다 배차간격도 출퇴근 시각 기준 19분대로 긴 편이어서다.

23일 오전 11시쯤 동대구역 대경선 승강장. 출근 시간대를 한참 지난 시점이었지만 열차를 타러 온 시민들로 역사는 발디딜 틈이 없었다.

열차가 들어오는 플랫폼에는 경북 구미로 향하는 대경선 탑승객 수십명이 출입문 마다 줄지어 서 있었다.

이날 오후 12시쯤 대경선 왜관역에서 경산으로 향하는 열차도 승객들로 가득차 있었다. 열차 내부에서는 "열차가 너무 짧다"는 불평이 들려왔다. 교통약자석도 진작에 가득 차버려 고령 탑승객들은 잠시라도 등을 기댈 수 있는 출입문 인근에 몰리기도 했다.

이날 동대구역으로 가던 이모(77) 씨는 "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오늘 처음 대경선을 타봤는데 생각보다 열차 속도가 많이 느렸고 대구역에서 탑승객들이 많이 내리기 전까지 자리에 앉지 못해 다리가 많이 뻐근하고 숨쉬기도 불편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승객 과밀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옥철' 별명이 붙을 정도로 혼잡해 승객 쓰러짐 사고가 속출했던 김포 골드라인이 연상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2일 오후 1시 45분쯤에는 대경선 대구역을 이용했던 고령층 탑승객이 열차 혼잡에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하면서 119구급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승객들은 대경선 배차간격이 너무 길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철도공사 대구본부(이하 코레일)에 따르면 대경선 배차간격은 출퇴근 시간대와 휴일 등 상황에 따라 19~25분 수준이다. 일반적인 도시철도 배차간격보다 2, 3배 길다.

이날 왜관역에서 대구역으로 가는 열차에 탄 직장인 노모(32) 씨는 "무궁화나 새마을호보다 요금이 저렴해서 대경선을 타봤는데 출퇴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열차 2량이 금방 차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원래 출발시간이 12시 3분인데 오늘 5분 정도 늦게 출발했다"며 배차 간격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경선이 '꼬마열차'로 운행된다는 점도 문제다. 현재 대경선 열차는 2량 1편성으로 최대 수용인원이 296명(좌석 78명, 입석 218명)이다. 통상 도시철도가 6~8량으로 운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번에 수송할 수 있는 승객 수가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대경선 배차간격이 약 20분의 배차간격까지 감안하면 편도 기준 한시간에 수송할 수 있는 승객 수는 900명이 채 안되는 셈이다.

코레일 측은 당장 배차간격 축소와 증편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2량 편성에 맞춰 승강장 등이 설치돼 있어 열차 수를 늘리기가 어렵고, 배차 간격을 줄이려면 열차 추가 편성이 필요한데 선로 용량을 현재 최대로 사용하고 있다"며 "개통 초기인 만큼 일시적인 수요 폭증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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