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명태균 황금폰 열렸나…윤 대통령 "윤상현에 한번 더 말할게"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54) 씨의 이른바 '황금폰'에서 관련 통화 녹음과 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 녹음에는 윤 대통령이 명 씨에게 윤상현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거론하며 '김영선(64) 전 의원 공천을 말해두겠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담겼다. 김건희 여사도 '당선인이 전화했다. 걱정 말라'며 명 씨를 안심시키기도 했다.

23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은 명 씨의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를 포렌식한 뒤, 2건의 통화 녹취를 확보해 들여다보고 있다.

먼저 명 씨는 취임식 하루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오전 10시쯤 윤 대통령과 2분 32초 통화했다.

해당 전화에서 윤 대통령은 명 씨에게 "윤상현(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한테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동안 윤 대통령이 김 전 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나왔지만, 검찰이 윤 대통령 육성을 통해 해당 의혹을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전화를 끊은 명 씨는 김 여사와도 1분간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여사는 "당선인이 (김 전 의원 공천 관련) 지금 전화했다. 잘될 거다"라는 취지로 명 씨를 안심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명 씨가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걸었던 2건의 통화 모두 김 전 의원 공천에 관한 논의가 핵심이었던 셈이다. 이 통화 다음 날인 2022년 6월 김 전 의원은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경남 창원의창 공천을 확정받았다.

검찰은 대선 후보 시절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 사이에 오간 카카오톡·텔레그램 등 메시지도 다수 확보했다. 메시지가 오간 시점은 대선 전후로, 주로 2021년 하반기에 이뤄진 내용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에서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정치인을 주선하고, 여론조사 결과 해설부터 대책 등을 전달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이외에도 메시지에는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지역 유세부터 논란 대응 등과 관련한 조언을 건넨 내용도 있다고 검찰은 매체에 전했다.

한편 23일 창원지법에선 명 씨와 김 전 의원 등 5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명 씨는 공천 대가로 김 전 의원 세비 등 8천7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 3일 구속기소 된 상태다.

이날 명 씨는 김 전 의원으로부터 받은 돈은 급여이거나 선거비용 대납분을 상환받았다고 주장했다. 정치인이 아닌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