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경구로봇갑상선수술의 대가가 말하는 갑상선암

김완욱 삼일병원 센터장
과잉 진단 논란 후 검사 줄며 사망↑…피로·부기·체중 감소, 진단 받아야
김·미역 등 해조류 일상적 섭취 가능…한쪽 절제 시 호르몬제 복용 안해
로봇내시경 흉터 없이 정교함 장점

김완욱 삼일병원 다빈치로보센터장이 갑상선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화섭 기자.
김완욱 삼일병원 다빈치로보센터장이 갑상선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화섭 기자.

갑상선암이 다시 늘고 있는 추세다. 국가 암 정보센터에 따르면 2022년 갑상선암 발생률은 2018년보다 11% 늘어났고, 갑상선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2005년 1천명당 1.9명에서 2013년 0.7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를 보이다가, 2018년 이후 2.7명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갑상선암은 한 때 해당 암에 걸린 사람이 전체 인구 대비 생존해있는지를 따지는 상대생존률이 100% 안팎을 기록해 '과잉 진단' 논란이 있었고 '착한 암'이라 불리기도 했지만 그 위험성은 여느 암보다 절대 낮지 않다. 국내 로봇갑상선수술의 대가로 불리는 김완욱 삼일병원 다빈치로봇센터장을 만나 갑상선암을 포함한 갑상선 관련 질환과 로봇갑상선수술을 통한 갑상선암 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갑상선암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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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갑상선암 환자가 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2013년에 갑상선암에 관한 '과잉 진단' 논란이 있었다. 물론 갑상선암은 대부분 좋은 경과를 보이고 예후가 아주 좋지만, 갑상선암의 사망율이 증가했다는 것은 과잉 진단 논란 이후 진단과 치료에 적용된 기준에 보완할 점이 있음을 시사한다. 많은 환자들이 과잉 진단 논란 이후 관련 검진을 받는 비율이 줄어들면서 갑상선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 또한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예전보다는 암이 진행된 이후 찾아오는 환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피로감과 함께 몸이 갑자기 붓는다거나 체중이 갑자기 감소하는 등 몸의 변화가 급작스럽게 일어날 때는 갑상선과 관련해 병원 진단을 받아보는 걸 추천한다.

- 최근 자료에는 남성의 발생률이 더 늘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여성이 8% 늘어난 데 비해 남성이 23%가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 갑상선암 발생 원인 중에는 유전자적 문제가 있고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문제가 있다. 갑상선 유두암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유전자 돌연변이인 BRAF 유전자 변이는 우리나라가 서양에 비해 더 많아 84%까지 보고되고 있다. 이 부분은 남녀 공통의 원인이지만, 남성이 좀 더 많이 증가한 데에는 서양화된 식생활, 운동 부족, 여러 가지 생활 습관이 유발하는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이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대사증후군이 갑상선 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갑상선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는데, 이 부분은 계속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김완욱 삼일병원 다빈치로봇센터장과 김지건 삼일병원장(사진 오른쪽)이 환자 치료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있다. 이화섭 기자.
김완욱 삼일병원 다빈치로봇센터장과 김지건 삼일병원장(사진 오른쪽)이 환자 치료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있다. 이화섭 기자.

- 갑상선암은 대개 수술로 많이 치료하는데, 특히 로봇 수술이 많이 이용되는 분위기다. 왜 로봇 수술을 환자들이 더 선호하는가?

▶갑상선 수술은 주위에 목소리를 내는 신경 등 기능상 아주 중요하지만 작은 구조물들이 있고 혈관이 많기 때문에 가장 섬세한 집도가 필요한 수술이다. 예전에는 절개법을 썼지만 목에 흉터를 피할 수 없었다. 내시경 수술이 도입된 이후에는 흉터 걱정은 줄어들었지만 깊은 부위를 건드릴 수 없고 정교하게 수술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극복한 게 로봇 수술이다.

제가 시행하고 있는 경구로봇갑상선수술은 입 안에 세 개의 구멍을 뚫어 암 부위에 접근해 수술하는 방법인데, 수술 후 흉터가 보이지 않고, 양측 갑상선 및 중앙경부림프절 수술이 용이하고 후두신경을 보존하기 쉽기 때문에 수술 후 목소리를 다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환자들의 통증이 훨씬 적고 회복도 좀 더 빨라서 수술하고 나서 대개 2~3일 후에 퇴원하기도 한다.

- 갑상선 질환에 관해 환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치료 예후가 좋아 '착한 암'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갑상선암 중 갑상선 수질암, 갑상선 역형성암은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수술을 비롯한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또 김, 미역, 다시마를 많이 먹으면 갑상선암에 걸린다고 알고 계시는 환자도 있는데, 일상적 식사로 섭취하는 정도는 문제가 없다. 다만, '다시마환' 등 건강식품 형태로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는 주의가 필요하다. 또 '수술 후에 호르몬제를 평생 먹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만약 갑상선 한 쪽 부위만 절제하는 '일엽절제술'을 받은 환자라면 남은 갑상선 부위가 정상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호르몬제 복용이 필요없다.

- 앞으로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서울을 제외하고 2010년 지방에서 처음으로 로봇갑상선수술을 시작, 현재 1천600례 가까이 수술을 집도해왔다. 지금 병원에서는 환자와 더 가까이 있을 수 있고 환자에게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진료를 할 수 있다보니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현재 근무하는 병원에서 대학병원에 있는 모든 시스템을 능가할 수 있는 진료를 해 드리는 게 지금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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