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인공지능(AI) 상담사 '뚜봇' 이용자가 매년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최근 AI 성능이 획기적으로 올라간 상황에서 일부 단순 질문에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뚜봇 성능 탓에 시민들의 외면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뚜봇은 2017년 대구시가 국비 11억원을 투입해 제작해 복지와 환경, 문화정보 등 시정 뿐 아니라 여권 신청과 같은 일부 민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9년에는 8억8천600만원을 추가로 투입해 고도화 작업도 마쳤다.
하지만 뚜봇 성능이 챗GPT, 제미나이 등 최근 AI에 비해 낮아 이용자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정제된 특정 질문이 아니면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실제로 뚜봇에 '청년 월세 신청에 필요한 서류는 무엇이니'라는 질문을 입력했다. 뚜봇은 바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질문 내용과 연관된 홈페이지 내용을 소개하는 데 그쳤다. 사실상 채팅을 통해 대구시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수준의 답변이었다.
또 특정 업무의 담당자를 알려달라는 질문에는 동문서답을 내놨고 관련 메뉴에 '시정뉴스'를 클릭하자 '알 수 없는 오류가 발생했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오기도 했다. 이용자 질문에 맞춰 새로운 내용을 생성하는 최근 AI 서비스에 비해 성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뚜봇 이용자는 가파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11월까지 뚜봇 누적 접속자 수는 2만4천명, 상담 건수는 4만4천건 수준이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지난 2021년에는 접속자 수와 상담 건수가 각각 4만명, 8만건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거의 반토막 난 수치다.
뚜봇의 유지보수 비용이 상당하다는 점도 문제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뚜봇의 유지관리비는 9천3백만원으로 위탁운영대금 1천400만원까지 합치면 매년 1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대구시는 내년에도 서비스 유지를 위해 9천8백만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성능 향상을 위한 고도화 작업 대신 뚜봇을 시정 홍보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뚜봇이 성능은 떨어져도 SNS 이벤트 활용이나 시정을 홍보하는 역할은 탁월하다고 본다. 이벤트 및 시정 홍보 수단으로 활성화할 대책을 검토 중이다"면서도 "작년부터 달구벌콜센터가 AI 상담을 시작하게 돼, 비슷한 기능을 하고 있는 뚜봇은 고도화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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