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을사년(乙巳年) 한국경제는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가득 찬 시공간에서 움직일 것이다. 2025년 한국경제를 전망하기 위해서 먼저 세계경제의 중심인 미국경제를 살펴야 한다.
미국 경제를 살펴보기 위해선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과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을 이해해야 한다. 미 의회의 대외무역 및 투자 정책 변화도 중요하다. 다음은 중국과 EU 경제를 살펴야 한다. 그리고 일본경제를 끝으로 이들 국가들의 경제전망이 한국경제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를 분석하면 2025년 한국경제 전망이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거난사위(居難思危)다. 어려움속에 위기를 생각하라는 말이다.
지난 12월 19일 미국 정치의 불확실성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미 하원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강력이 주장했던 예산안 통과가 부결되었다. 예산안 부결에는 에론 머스크도 한 몫 거들었다.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인이 요구했던 부채 한도를 늘리는 내용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 공화당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던 공화당 내에서 38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트럼프가 반드시 통과시켜 달라 했던 이번 예산안에는 부채한도를 2년간 유예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는 향후 트럼프가 정부부채를 5조 달러나 늘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었다. 결국 미국 재정적자 누적 규모가 여의치 않다는 게 민주당과 공화당 일부 의원들의 판단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1천억 달러 이상의 재난 및 농업 지원을 제공하는 임시자금 조달 법안에 사인하면서 정부 폐쇄 위기는 피했다.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 1기에 임명된 파월과 트럼프의 친소관계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안다. 파월로서는 트럼프의 사임 요구가 있더라도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난 11월에 어느 기자의 질문에 짧게 답한 바 있다. 12월 18일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2025년에는 2차례 정도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인 미국의 중립금리가 3.5%정도 추정되는 가운데 4.25%~4.5% 수준에서는 1%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2025년에는 2차례 정도 할 생각이란 것이다. 물론 12월 공개시장회의(FOMC)에서 받아 본 통계 수치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변할 수 있다. 내년1 월 연준 위원 12명 중 4명이 새로 교체된다. 시카고, 보스턴, 세인트루이스, 캔자스시티 지역 연은 총재들이 교체 대상이다. 대개 이들은 매파들이다. 금리 인하에 부정적이다.
금리인하는 다음 세 가지 이유에서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첫째, 트럼프가 제시한 주요 정책은 상반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둘째,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그 자체가 안정적이지 않다. 셋째, 중립금리 값은 정확하지 않다.
2025년 미국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1월 2.0%에서 2.3%로 상향 조정되었다. 견조하다. 미국의 견조한 경제상황을 감안하며 달러화 약세 전환은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 달러화 지수는 1985년 2월 160, 2002년 2월 119의 고점에 이어 2022년 112, 2024년 12월 15일 107로 상승세다. 안전자산으로써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견조세에 비해 중국경제는 백약이 무효하다. 중국 경제가 부동산 개발 부실로 파산한 자산 규모가 약 11조 달러다.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부실 당시 미국 가계와 투자은행이 잃어버린 자산 규모는 약 6조~7조 달러였다. G20 정상회담이 급하게 조성되는 등 미국경제가 이를 수습했던 방식과 중국의 대응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고립무원(孤立無援)이다. 그래서 중국경제는 단기간에 회복 불가능하다. 내수마저 침체다. 지난 11월 신규 위안화 대출이 당초 예상치 9천500억 위안의 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5천800억 위안에 그쳤다. 관세 방어를 위해 위안화/달러 환율은 7위안 초반에서 다시 7.3위안으로 평가절하 중이다. 중국경제 둔화 징후가 확산되고 경제 추진력 상실이 뚜렷하다. 그 결과 중국의 사회적 불안 요인이 누적되고 있다. 도로 가운데 칼을 들고 휘두르는 사람도 나타나고, 트럭을 몰고 인파 속으로 돌진하는 사람도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악화될 전망이다.
유럽과 한국경제가 중국발 경기 둔화 후폭풍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들은 세금은 낮추고 지출은 늘리던 '공짜시대'가 만든 인플레이션에 내몰리고 있다. 당연히 독일과 프랑스 모두 정치적 혼란까지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경제의 급속한 둔화로 유럽 주요국들 경제는 부채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 중국경제와 관련된 독일 산업 근로자 수가 200만 명이 넘는다. 2000년대 초 스스로 임금의 10%를 삭감하던 독일 노조가 또 다시 지금과 같은 고물가에 스스로 임금 삭감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한국경제도 비슷하다. 중국경제가 1%포인트 하락하면 우리 경제는 0.6%포인트 하락한다. 2025년 한국경제는 1.3% 이하 성장 가능성에 고물가와 고환율로 요약된다. 당장 인플레이션을 잡기도 만만치 않다. 지연 뇌관인 부동산 PF 대출 부실 문제와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 문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삼성중공업, 롯데 건설, CJ 제일제당, LG디스플레이 등 대기업들이 주요 계열사와 부동산 매각에 나섰다. 환율은 1530까지 가능하다. 춘풍화기(春風和氣)를 기대하기보다 마치 봄 얼음을 건너 듯 약섭춘빙(若涉春氷)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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