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소방헬기 2호기의 교체주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예산을 확보한 뒤 실제 교체되기까지는 적잖은 시일이 걸릴 전망인 데다, 러시아산 헬기의 유지보수를 위한 부품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소방 안전에 경고등이 켜졌다.
대구소방안전본부가 보유한 헬기 2대 중 한 대인 2호기 카모프(KA-32T)는 지난 2005년 러시아에서 구매해 온 대형 헬기다. 2호기의 담수 용량은 3천리터(ℓ)로, 2019년 교체한 이탈리아산 1호기보다 3배 많다. 넉넉한 담수 용량의 2호기는 산업단지나 산불 등 대규모 화재가 발생할 경우 특히 활용도가 높았다.
소방헬기 2호기는 2005년 도입돼 내년이면 적정 교체 주기인 20세를 맞는다. 헬기는 20년 이상 사용하면 잔고장이 많아지고 사고 위험도 적잖아 교체가 권장된다.
문제는 교체에 필요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소방청의 '시·도 소방헬기 교체 사업 소방안전교부세 지원 계획'에 따라 2028년 2호기를 교체할 예정이다. 소방안전교부세와 지방비를 확보해 헬기를 바꿀 방침이지만, 아직까지 필요 예산 규모나 추진 계획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마저도 막대한 교체비용 탓에 계획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대구소방본부는 중형 헬기로 교체할 경우 360억원, 대형 헬기는 500억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의 경우 지난 2019년 사용한 지 27년 된 노후 헬기를 바꿀 예정이었지만, 예산 문제로 두 차례나 연기하면서 2027년에야 교체가 가능할 전망이다.
노후화된 헬기의 유지보수조차 쉽지 않다. 러시아산인 2호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탓에 부품과 관리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적잖아서다. 실제로 지난 2000년 대구 소방헬기 2호기와 같은 기종을 구매한 울산소방본부는 지난 3월 연료탱크의 부품을 구할 수 없어 국내 업체가 보유하고 있던 부품을 빌린 끝에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교체 계획이 불투명한 가운데, 대구소방안전본부는 교체 전까지 헬기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현재 산림청 등 동종 기종 보유 기관과 협의해 부품이 필요하면 무상 임대해 사용하기로 했다"며 "또 러시아 인력이 아닌 국내 업체가 정비를 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아두는 등 다각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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