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년 전 한국전쟁 전후 좌익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국군과 경찰에 처형을 당한 경북 상주‧예천지역 민간인 7명의 일부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26일 희생자(상주 3명, 예천 4명) 일부 유족 측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8일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에 '상주 예천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 국가배상청구소송' 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이 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고 결과를 공개했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1949년 3월부터 1950년 10월 사이 상주‧예천 지역에서 좌익 협조와 인민군 점령기 부역 혐의 등으로 민간인 7명을 군과 경찰이 불법적으로 연행했다. 이들 7명은 모두 농사를 짓던 농민으로 연령은 10대부터 50대까지로 다양했다.
이들은 별다른 조사나 절차 없이 국군 제1사단 제12연대와 경찰에 의해 상주 계산동과 내서면, 예천 개포면‧용궁면 등에서 처형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존 참고인들은 "당시 군인들이 조사도 없이 트럭에 희생자들을 태우는 장면을 목격했으며 그들의 시신이 낙서리 인근 산에 매장됐다"고 증언했다.
진실화해위는 보고서를 통해 "군부대의 행적과 희생 장소가 일치하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기본권을 보호할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유족들은 국가배상법 제2조1항을 들어 "공무원이나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에 대해 국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진실을 규명하고 유족들의 권리를 회복하려는 의지를 표명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오래된 사건이라도 진실규명 결정이 있는 경우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제한되고 새롭게 3년의 손해배상청구 기간이 시작된다.
소송 대리인은 김상일 전 대구지법 상주지원장(사법연수원 31기)이 맡았다. 그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형사1단독 재판부를 마지막으로 지난 2월 명예퇴직한 뒤, 현재 법무법인 동인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과거사의 진실을 밝히고 희생자‧유족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소송"이라며 "특히 오래된 사건에 대해서도 진실규명 결정을 통해 국가가 배상 책임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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