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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찬 인생 꿈꾼다면…새해에는 '루틴 벗어나기' 어때요

[책] 룩 어게인: 변화를 만드는 힘
캐스 선스타인·탈리 샤롯 지음/한국경제신문 펴냄

클립아트 코리아
'룩 어게인: 변화를 만드는 힘' 책 표지

"인생 최고의 날은 언제였는가?" 라는 질문을 받으면 결혼식, 취업, 아이가 태어나던 날 등을 비롯한 인생의 굵직한 이벤트부터 키우던 리트리버와 뛰어놀던 날,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포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연설을 했던 날 등 다양한 대답이 나올 수 있겠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을 바꿔, 이제 그 하루를 반복하고 반복해서 다시 살면서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는 타임 루프에 갇힌다고 상상해보자. 인생 최고였던 날은 곧 예전보다 덜 신나고 덜 유쾌하고 곧 지루한 날이 되는 것처럼 우리의 일상은 습관화된다. 이처럼 한때 설레고 감동적이었던 순간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무뎌지고 익숙해지는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법하다.

이러한 인간의 본성과 행동 패턴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는 신간 도서 '룩 어게인: 변화를 만드는 힘'이 출간됐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넛지'의 공동 저자인 캐스 선스타인과 인지신경과학자 탈리 샤롯이 함께 집필한 책에서는 우리의 일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탈습관화'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탈습관화'란 단순히 습관에서 벗어나는 것을 넘어, 익숙한 대상을 새롭게 보고 경험함으로써 우리 삶을 다채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론이다. 저자들은 인간의 뇌가 새로운 것에 초점을 맞추도록 진화했지만, 지나친 적응으로 인해 삶의 기쁨이나 창의성이 점차 줄어드는 현상을 지적한다.

좋은 것뿐만 아니라 나쁜 것에서도 습관화가 이뤄질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어떻게 하면 탈습관화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하나의 사례로 1967년 9월 3일에는 스웨덴의 모든 교통이 멈췄다. 그리고 멈춰선 승용차, 트럭, 버스, 오토바이, 자전거까지 모두 조심스럽게 반대 차선으로 이동했다. 스웨덴 전역에서 좌측통행에서 우측통행으로 바뀐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조치를 시도한 것은 스칸디나비아의 다른 국가들과 도로 교통 규칙을 일치시키기 위해서였다.

하루 아침에 우측통행으로 바뀌면서 이 변화에는 운전자들의 공포가 동반됐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교통사고가 급증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교통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가 대폭 줄었다. 보험금 청구 건수도 40퍼센트나 줄었다. 이는 좌측통행보다 우측통행이 더 안전한 방식이라서라기보단, 운전자들이 사고의 위험을 기존보다 크게 인식하면서 극도로 조심한 위험 탈습관화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돼있다. 1부에서는 개인적인 삶에서 행복을 증진하고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탈습관화의 활용법을 다룬다. 물질적 소유보다 경험을 통해 얻는 행복의 가치와, 힘든 일은 습관화의 장점을 활용해 극복하며 즐거운 일은 탈습관화를 통해 더 큰 만족을 얻는 법을 밝힌다. 2부는 습관화된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수 있는 용기와 믿음에 초점을 맞춘다. 가짜 뉴스와 같은 일상 속 거짓 정보에 속지 않고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3부에서는 환경 문제와 같은 현대 사회의 난제를 다룬다. 소음, 오염 등 만성화된 문제들을 새롭게 인식해 균형 잡힌 해결책을 제시한다. 마지막 4부에서는 차별, 독재, 법률 등 사회적 이슈에 습관적으로 무뎌지지 않고 이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논의한다. 각 장에는 배우 줄리아 로버츠, 높이뛰기 선수 딕 포스베리와 같은 유명인들의 설득력있는 사례부터 독일 나치 정권 하에서 사람들이 히틀러의 세계관에 점점 익숙해지며 비극적 결과를 초래했던 습관화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다가오는 새해를 앞두고 신년 목표를 고심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같다. 기존의 습관들을 잘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모든 것에 길들여지는 인간인 이상 루틴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롭고 활기찬 삶을 꿈꾸곤 한다. 새해에는 익숙한 것을 다시 낯설게 바라봄으로써 인생을 반짝반짝하게 가꿔나가보는 것은 어떨까. 340쪽,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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