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의 이승환 구미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으로 발생한 갈등의 불씨가 진영 논리로 확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슈 등 정치적인 진영 논리가 덧입혀지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공방전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구미시 시·도의원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의 안전을 위한 이번 결정을 왜곡하는 일련의 행위들을 적극 규탄하며, 정치적 선동을 행하는 이들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민의 안전과 충돌 방지를 통해 혹시 모를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구미시의 대용단이 아닐 수 없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결정이 보수와 진보의 이념 대립으로 폄하되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시민 혼란과 분열을 조장하는 이들에게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연 예정 가수 측의 안전장치 담보를 위한 서약서 작성 거부, SNS를 통한 공연 반대 단체에 대한 자극, 갈등 가능성을 인지한 카드 뉴스의 게재 등 일련의 상황들을 볼 때 양측의 불가피한 물리적 충돌이 충분히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대관 취소는 합당한 행정 조치고, 예술인에 대한 일방적인 탄압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2005년 상주 콘서트 압사사고, 2022년 이태원 참사의 아픔을 겪으며 시민의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 돼야 함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국민의힘 구미시 시·도의원은 "'탄핵 반대 도시', '구미시장 사퇴' 등 원색적 문구의 사용으로 시민들을 선동하고 본질을 호도하는 이들에게 오히려 그들이 주장하는 정치적 편향성을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구미문화예술회관은 그 어떤 정치적인 목적이 개입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더불어민주당 구미갑·을지역위원회는 이승환 구미 콘서트 대관 취소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구미갑·을지역위원회는 지난 24일 '구미시장의 변명은 비겁하고 구차하다'는 내용의 규탄 성명서를 통해 "무도한 윤석열의 12·3 계엄선포에 이어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 이어진 국회의 내란수괴 윤석열의 탄핵안 가결까지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두려웠지만, 용감했고, 어려웠지만, 이루어냈다"며 "그 기쁨을 크리스마스에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보내고, 또 이미 7월에 계획된 이승환의 콘서트를 기다리고 기대한 것이 잘못이란 말인가"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서 무료콘서트를 개최했다는 이유로 구미콘서트 취소를 요구하자 이들의 일방적 요구를 들어줬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약속을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이 같은 양상 속에 지역 연고를 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지원사격에 나설 것이라는 후문도 나온다.
한편, 구미시청 앞은 시민들의 엇갈린 반응과 진영 논리가 뒤섞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윤석열 퇴진 구미시국회의는 구미시의 이승환 콘서트 대관 취소를 이유로 오는 27일 구미시민콘서트를 열고 촛불 집회와 이승환 영상 콘서트를 진행한다.
앞서 시청 앞 인도는 지난 24일부터 구미시의 선택을 응원하는 100여 개의 응원 화환이 세워져 있다. 응원 화환은 '낭만도시에 정치적 공연은 필요 없다', '김장호 시장님 잘하셨습니다', '공연 취소 참 잘했습니다', '취소 환영, 시민안전이 최우선', '사고예방 잘했다' 등의 문구로 채워졌다.
일각에서는 이승환 구미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에 따른 진영 논리 확산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구미 시민 박모(30)씨는 "따뜻한 말이 오갈 연말연시에 지역에서 가수 공연 취소를 가지고 진영 논리로 접근하는 모습들이 이해가 되지 않고, 일련의 행동들을 보면 불쏘시개를 넣어 계속 갈등을 부추기는 꼴"이라며 "공방전 보다는 얼른 해결 방법을 찾고, 머리를 맞대 힘든 시민을 위해 힘을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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