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도 이들에겐 선물을 건네지 않았다. 프로야구 자유계약 선수(FA) 시장이 폐장 분위기에 접어든 가운데 아직 새 둥지를 찾지 못한 FA들이 시린 겨울을 나고 있다. 불펜 보강을 노렸던 삼성 라이온즈도 두드러진 움직임이 없다.
가장 최근 FA 계약을 한 건 KIA 타이거즈 출신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 21일 원 소속팀 KIA와 계약 기간 3년에 총액 15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9억원, 옵션 3억원)에 다시 손을 잡았다. 경북고 출신인 임기영은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자원이다.
하지만 이후 시장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아직 시장에 남은 FA는 KIA 출신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과 한화 이글스 출신 내야수 하주석, NC 다이노스 출신 투수 이용찬과 외야수 김성욱, 키움 히어로즈 출신 투수 문성현 등 5명. 이 중 서건창과 김성욱, 문성현은 보상 선수가 필요 없는 C등급인데도 눈에 띄는 입질이 없다.
서건창은 입지가 애매하다. 나이가 들면서 2루수로선 수비 범위가 좁아졌고, 거포들이 주로 자리를 잡는 1루수로 활용하자니 어린 경쟁자들에 비해 장타력이 많이 아쉽다. 더구나 KIA가 거포 1루수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 서건창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하주석은 유격수가 필요한 팀의 눈길을 끌 만한 자원. 장타력도 갖췄다. 일부에선 음주 운전 등으로 성실성이 문제일 수 있다고 평가, 새 팀을 찾는 게 더 어려운 모양새다. 김성욱은 수비가 괜찮은 데다 올 시즌 17홈런을 때릴 만큼 장타력도 갖췄다. 다만 타율이 0.204에 그친다는 게 문제다. 돈 보따리를 들고 붙잡으려 달려들기엔 둘 다 애매하다.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시선을 많이 끌었던 건 불펜 자원들. 아직 시장에 남은 불펜 요원이 둘 있다. 이용찬과 문성현이 그들. 이용찬은 B등급이어서 그를 잡으려는 구단은 보상금에 더해 보호 선수 25인 외에 1명을 보상 선수로 내줘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문성현은 C등급이어서 보상 선수 없이 전 해 연봉의 150%만 원 소속팀에 주면 된다.
이용찬은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베테랑 투수. 통산 64승 69패, 173세이브, 평균자책점 3.85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 3승 9패, 2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점 6.13으로 부진했던 게 발목을 잡고 있다. 그래도 경쟁력이 있는 투수인 만큼 원 소속팀 NC 역시 이용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진 않은 모양새다.
문성현도 선발과 불펜을 오간 자원. 2022년에 9홀드, 13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으나 올 시즌 1승 2패, 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6.57로 좋지 않았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원 소속팀 키움은 문성현을 눌러 앉히는 데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삼성이 내보낸 장필준을 잡았고 원종현이 복귀하면 불펜이 올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판단해서다.
현재 분위기라면 이들이 새 둥지를 빨리 찾을 것이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불펜을 보강하려던 삼성도 쉽게 손을 뻗지 못하고 있다. 이용찬을 잡으려면 보상 선수를 보내야 하는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이용찬은 30대 중반이다. 문성현은 최근 하락세였던 점이 부담. 남은 FA 5명, 특히 불펜 자원 2명의 최종 행선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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