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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최재훈] 뿌리 깊은 달성, 대구 거목으로

최재훈 달성군수
최재훈 달성군수

"달성군이요? 옛날엔 대구가 아니었던 곳이죠?" 대구 달성 군민들이 타 지역 주민과 대화할 때 흔히 듣던 이야기 중 하나다. 여기엔 '물리적으로나 지역 여건으로나 여전히 대구의 변방인 지역'이라는 선입견이 섞여 있었을 터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화의 물꼬를 트는 방식이 조금 달라졌다고들 한다. 대구 미래 스마트기술 국가산업단지(제2국가산단)와 모빌리티 모터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유치,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 예타 통과,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하빈면 이전 등 호재가 전해지며 대구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곳이란 인식을 얻게 된 것이다. 기업의 대규모 지방 투자를 촉진하는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도 이 같은 이미지를 굳힌 계기가 됐다.

긍정적인 인구 통계 역시 이 같은 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초 발표된 통계에서 달성군은 전국 군 단위 지자체 출생아 수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합계출산율은 1.03명으로, 출생아 수 1천 명 이상 지자체 중 가장 높다. 저출생과 고령화의 그늘이 짙은 국내 추세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처럼 새순처럼 성장하는 달성군의 활력은 조금 늦된 지역이라는 선입견까지 지워 버리고 있다.

달성군의 획기적인 성장은 거저 이뤄진 것이 아니다. 먼저 산업 지형의 변화에 달성군의 지리적 이점이 큰 역할을 했다. 제2국가산단이 들어서는 화원·옥포읍 부지 내에는 중부내륙고속도로 화원옥포IC가 있다. 국도5호선,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대구도시철도 1호선과도 가깝다.

기존 지역 산단의 건재함도 한몫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모를 통해 지정된 모빌리티 모터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가 그 예다. 특화단지 유치에는 전동화 부품 기업이 모여 있는 대구국가산업단지·대구테크노폴리스 및 전동화 부품 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달성 1·2차 산업단지 등의 특징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달성군 역시 군민과 산단 임직원의 편의를 위해 변화를 주도했다. 달성군이 올해 3월부터 적극적으로 대구시에 제안한 월배·안심 차량기지의 달성군 통합 이전안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차량기지 이전을 통해 도시철도 1호선이 옥포읍까지 연장되고, 달성군 내에 역사 2곳이 새로 들어선다. 제2국가산단까지도 도시철도가 연결돼 생활권역 역시 옥포읍으로 확장될 수 있다.

서대구역에서 구지면 대구국가산단까지 이어질 대구산업선 개통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철도 1·2호선 환승이 가능해 산업 인력들의 교통 편의가 크게 개선된다.

여기에 지속적인 인구 유입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달성군은 도시철도 1·2호선 등 교통망과 산업단지 내 일자리 등의 영향으로 신혼부부 등 청년층 인구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들에게 달성군이 잠깐 머물다 가는 지역이 아닌, 진정으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맞춤형 교육도시'가 될 수 있도록 전국 지자체 최초 어린이집 영어 교사 전담 배치, 대구시 첫 365일 24시간제 어린이집, 달성교육재단 등 사업을 발굴해 실행하고 있다.

달성군은 2025년 대구 편입 30주년을 맞는다. 민선 8기 달성군의 역량을 본격적으로 펼치게 될 해이기도 하다. 달성군에 자리를 잡는 각종 국책사업을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대구시 최초 기술 중소기업 육성 150억원 규모 특례보증·시 최초 어린이집 특별활동비 전액 지원 등 사업을 펼치며 산업에서 복지까지 다양한 변화를 꾀할 것이다.

달성군의 빛나는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대구의 '변방'이 아닌 '뿌리'였던 이곳은 이제 거목으로 성장해 대구의 미래산업 중심에서 과실을 맺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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