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의대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이 세 자릿수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의대 증원 여파로 의약학계열 간 중복 합격이 늘면서 등록포기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각 대학은 30일까지 수시 미충원 인원을 반영한 정시 모집인원을 최종적으로 확정해 발표한다. 정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은 31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다.
아직 공식 발표는 전부 이뤄지지 않았지만 수시 등록포기 비율을 고려했을 때 전국 39개 의대가 수시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정시로 넘기는 인원은 100명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 분석 결과, 최근 6년간 의대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은 ▷2019년 213명 ▷2020년 162명 ▷2021년 157명 ▷2022년 63명 ▷2023년 13명, ▷2024년 33명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2년 첫 통합 6년제 약대 학부 신입생 선발이 이뤄지면서 최상위권 수험생이 분산됐다"며 "이에 지방권 의대를 중심으로 N차 추가모집을 통해 수시 인원을 채우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이월 규모가 두 자릿수로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역인재전형을 중심으로 의대 정원이 크게 증가한 만큼 수시 등록포기 인원이 늘면서 다시 정시 이월 인원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게 입시업계 분석이다. 즉 상위권 수험생들이 '수시 카드' 6장을 대부분 의약학계열에 몰아 쓰면서 의대 간 중복합격이 많아진 것이 수시 등록포기 비율을 높였다.
실제 지난 27일까지 공식 발표된 지방권 4개 의대의 모집정원 대비 등록 포기 비율은 99.6%로, 작년의 59.7%를 크게 웃돌았다. 의대와 중복 지원이 많은 약대나 치대, 한의대의 등록포기율도 작년보다 증가했다. 13개 약대의 등록 포기 비율은 79.0%(작년 54.3%)였고, 치대는 서울대 32.0%(36.0%), 연세대 94.1%(32.4%), 한의대는 부산대 100.0%(45.0%)로 각각 집계됐다.
각 대학이 수시 이월 규모를 반영한 정시 모집인원을 내부 확정한 상황이라 의료계가 요구해 온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 됐다. 정시 레이스가 곧 시작되는 만큼 2025학년도 대입은 어떤 식으로도 조정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의료계의 공식 입장 표명은 아직 없으나 내부적으로는 2026학년도 정원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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