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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에 닥친 환율 공포…"환차손 영업익 25% 차지"

중소기업중앙회제공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이 흔들리고 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7일 장중 1천486.3원까지 고점을 높였고 1천470.5원(야간 거래 마감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초 1천300원대로 시작했던 환율은 미 대선 이후 심리적 마지노선인 1천400원선을 돌파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1천500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산업계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물론 원자재 수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한국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사실상 모든 기업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율 변동 예측에 취약하고 사전에 대응책 마련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환율 리스크를 '관리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기업이 절반에 가까운 49.3%를 차지했다.

과거 환율 상승은 수출 대금 증가로 단기적인 수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 호재로 인식됐으나, 현재 산업계에서는 '악재'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환율 급등으로 원자재 확보에 어려움이 생기면 생산·납품에 장애가 발생해 거래처가 끊길 수 있다. 또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원가 절감, 투자 축소 등에 나서는 경우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대구의 공장자동화설비 전문기업 A사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해외에서 들여오던 원자재 비중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품질을 고려하면 수입을 해야 하지만 구매력이 떨어진 상태"라고 했다. 또 다른 금속부품 업체 B사 대표는 "환율 변동으로 제품 최종 가격이 상승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었다. 수입 규모를 대폭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은 제조업계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중소기업 환율 리스크 분석 연구'를 통해 환차손(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25%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매출 규모가 작을수록 환율 상승 시 환차손이 더 민감하게 상승 반응하며 더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분석 결과도 제시했다.

송영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차손은 쉽게 말해 기업의 현금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인건비, 재료비 등을 아끼면 결국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고, 투자비도 줄어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대기업은 쌓아둔 유보금이 있어 버틸 수 있는데 중소기업은 그달 벌어 그달을 버티는 구조여서 바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중기중앙회는 "정부의 예측 가능한 안정적인 환율 운용이 가장 중요하다. 다만 수출 관련 금융‧보증, 환변동 보험 등 지원을 확대해 수출 기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지원책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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