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주항공 여객기 무안공항 충돌·화재 '대참사'…179명 끝내 내리지 못했다

181명 탑승…소방당국 "구조된 2명 외 생존자 없어"
랜딩기어 없이 동체착륙 시도 중 사고…조류충돌 경고 1분 만에 구조요청
광주·전남 시도민 인명피해 집중 가능성…정부, 무안 특별재난지역 선포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을 태운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 공항 담장과 충돌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조대원들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는 모습. 광주일보 제공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을 태운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를 이탈, 공항 담장과 충돌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조대원들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는 모습. 광주일보 제공

국내 민항기 운행 역사상 유례없는 초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탑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운 제주항공의 여객기가 전남 무안국제공항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해 폭발했다. 구조된 2명을 제외한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소방청 등 구조당국은 이날 오후 9시 7분 기준 무안공항 사고 현장에서 사망자 179명을 수습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80여명의 신원이 확인 됐고 신원확인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사고 여객기는 착륙 직전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을 주의하라는 경고를 받았고, 그로부터 1분 뒤 구조 요청 신호를 관제탑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현장 수습과 함께 사고 원인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조류 충돌 후 랜딩기어 고장 추정

29일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쯤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여객기는 오전 1시 30분쯤 방콕에서 출발해 오전 8시 30분쯤 무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예정했던 도착 시간에 무안공항 활주로에 착륙하지 못한 여객기는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여객기는 활주로 주변 시설물인 외벽에 충돌해 반파됐고, 이후 불길에 휩싸였다. 사고가 난 여객기에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모두 181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중에는 한국인이 173명, 나머지 2명은 태국인인 것으로 잠정 분류됐다.

소방 당국은 오전 9시 46분쯤 초기 진화를 마쳤고, 기체 후미에서 부상자 2명을 잇달아 구조했다. 부상자 2명은 모두 승무원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소방 당국은 현장에 임시 영안소를 설치했다. 구조된 승무원 2명을 제외하고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소방본부는 이날 무안공항 청사에서 탑승자 가족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열어 "담장과 충돌한 이후 기체 밖으로 승객들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무안국제공항 위치를 감안할 때 인명 피해가 광주전남 지역민들에게 집중됐을 가능성이 높다.

사고 여객기 탑승자 명단에는 광주전남권 공무원과 그 가족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도 출연기관 남성 연구원 2명이 태국으로 동반 여행을 갔다가 해당 여객기 탑승 명단에 포함됐다.

화순군에서는 현직 공무원 3명, 퇴직 공무원 5명 등 8명이 동반 여행을 갔다가 여객기에 탑승했다. 자매 관계인 목포시 공무원 2명도 해당 여객기를 탔고, 담양군 여성 공무원 1명과 그 자녀 2명도 탑승 명단에 있었다.

사고 여객기에는 전남도교육청 소속 교직원 5명도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상목 권한대행 "피해 수습 총력"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사고가 발생한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며 총력 지원 계획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무안군청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모든 관계기관이 협력해 구조와 피해 수습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필요한 모든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현장에 설치된 통합지원본부를 통해 피해 수습과 지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 부총리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유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전남 무안에서 김유진 기자 정두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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