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당국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활주로 인근의 콘크리트 재질 방위각 시설은 국내 다른 공항에도 설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시설은 이번 사고의 피해 규모를 키운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당국은 사고기인 보잉 737-800 기종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진행해 정비 체계를 면밀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30일 오전 정부 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무안공항은 활주로 종단 안전구역 외곽의 활주로 끝단에서 약 251m 거리에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설치돼 있다"며 "여수공항과 청주공항 등에도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로 방위각 시설이 있다"고 설명했다.
방위각 시설은 공항의 활주로 진입을 돕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안테나다. 흙으로 된 둔덕 상부에 있는 콘크리트 기초와 안테나가 서 있는 구조다. 이런 방위각 시설이 금속 형태가 아닌 콘크리트의 돌출 구조로 만들어지는 것은 매우 드물어 국내외 규정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전날 제주항공 여객기는 착륙 도중 방위각 시설에 이어 담벼락에 부딪히면서 기체가 두 동강이 나며 참사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주 실장은 "방위각 시설은 임의로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설치 규정이 있고, 이를 파악하는 중"이라며 "재질이나 소재에 제한이 있는지, 사고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면밀히 파악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전날 사고기에서 회수한 비행자료기록장치(FDR)과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등 블랙박스 2종을 이날 오전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해 분석 가능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사고 조사에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참여하고, 기체 제작사인 보잉과 미국·프랑스가 합작투자한 엔진 제작사인 CFMI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국토부는 전날 사고가 발생한 B737-800 기종을 대상으로 전수 특별점검을 통해 안전성 강화에 나선다. 이 기종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대부분이 운용 중으로, 제주항공이 39대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수를 항공편에 투입하고 있다. 대구공항을 거점공항으로 이용하는 티웨이항공이 27대로 두 번째로 많다. 이어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을 운용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동률을 비롯해 항공기 운항 전후 이뤄지는 점검과 정비 등 기록 등에 따라 여러 규정이 잘 준수되고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과 관련해 현재 건설이 추진 중인 대구경북신공항 등 신공항에 대한 관련 규정 강화 여부를 검토할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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