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벌어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첫 사망 사고가 초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더욱이 이번 사고 기종인 보잉의 B737-800은 국내에서 LCC가 주로 사용하는 기체인데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켰던 터라 소비자 불안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에 항공 당국은 국내 항공사가 운용 중인 B737-800 기종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진행해 정비 체계를 면밀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4차 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에 "유사 사고 재발방지 등 항공안전 체계를 전반적으로 혁신함으로써 더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나가는 것이 책임 있는 대응의 본질"이라며 "항공기 운항체계 전반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국토부도 전날 사고가 발생한 B737-800 기종을 대상으로 전수 특별점검을 통해 안전성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도입한 B737-800은 모두 101대다. 이 가운데 대한항공이 보유한 2대를 제외하면 나머지 99대를 국내 LCC가 운용한다. 제주항공이 39대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수를 항공편에 투입하고 있다. 대구공항을 거점공항으로 이용하는 티웨이항공이 27대로 두 번째로 많다. 이어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등을 운용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동률을 비롯해 항공기 운항 전후 이뤄지는 점검과 정비 등 기록 등에 따라 여러 규정이 잘 준수되고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국이 이 같은 대응에 나선 건 해당 기종의 사고가 잦았던데 그 배경이 있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항공사고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B737-800 기종의 국내 사고·준사고 건수는 2010년부터 모두 8건으로, 이번 참사를 포함하면 9건으로 늘어난다. 이번 참사를 포함해 ▷제주항공 4회 ▷티웨이항공 2회 ▷이스타·상하이·대한항공 각 1회의 사고 및 준사고가 있었다.
이번 참사를 부실 항공사를 정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보다 강경한 목소리도 있다. 국내 LCC 개수가 9개로 미국(8개)보다 많을 정도로 국내 LCC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반복된 출혈 경쟁이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차제에 항공기 정비 문제가 부실한 항공사들은 관계 당국이 전수조사해 허가 취소를 검토했으면 한다"면서 "우후죽순 늘어난 부실 항공사들이 승객 안전을 위협하는 현실을 더 이상 묵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고가 앞으로 LCC 이용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김윤영(38·여) 씨는 "다음 달 가족과 태국 여행을 계획 중인데 마침 예약해둔 항공사가 제주항공"이라면서 "참사 하루 만에 제주항공의 같은 기종에서 기체 결함이 발견됐다는 소식까지 접하니 불안한 마음이 든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대형항공사(FSC)로 바꿔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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