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봉산문화거리 미디어스카이…고장난 채 1년 가까이 방치

지난해 고장으로 영상 깨진 채 송출하다 민원 이어져 운용 중단

대구 중구 봉산문화거리에 있는 미디어 아트 조형물 모습. 중구청이 지난해 2월 영상 송출을 중단한 뒤 10개월이 넘도록 꺼진 채 방치돼 있다. 김지효 기자
대구 중구 봉산문화거리에 있는 미디어 아트 조형물 모습. 중구청이 지난해 2월 영상 송출을 중단한 뒤 10개월이 넘도록 꺼진 채 방치돼 있다. 김지효 기자

대구 중구 봉산문화거리에 있는 미디어 아트 조형물이 설비 고장으로 지난 2월 이후 10개월이 넘도록 꺼진 채 방치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구청에서 수리 관련 예산을 올리고 있지만 1년째 구의회 반대에 부딪혀 지지부진한 상태다.

30일 방문한 대구 중구 봉산동 봉산문화거리 북쪽 입구에는 약 10m 높이의 거대한 철제 조형물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고개를 올려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격자무늬 LED 천장은 저녁 시간대임에도 새카만 타일처럼 빛을 잃은 채 꺼져 있었다.

해당 조형물은 중구청이 지난 2010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기념 등을 목적으로 3억원 가량을 들여 설치한 'Media Sky-봉산하늘(이하 미디어스카이)'이다. 미디어스카이는 격자문양의 풀컬러 영상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대구 대표 명소 등 다양한 이미지를 표시해 왔지만 지난 2월 이후 영상 송출을 중단한 상태다.

문제는 지난 2월까지 송출하던 영상조차 온전치 않았다는 점이다. 중구청에 따르면 미디어스카이는 지난해 일부 패널이 고장 나 영상이 깨진 채 송출됐다. 매년 2, 3차례 보수하던 조형물이 지난해 7월 관련 부품이 단종되면서 수리할 수 없었던 탓이다. 중구청은 이와 관련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되면서 지난 2월 아예 미디어스카이를 잠정 운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후 구청은 중구의회에 이를 고치기 위한 예산을 올렸지만, 관련 예산은 번번이 삭감됐다. 지난해 12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올라간 패널 전체 교체 및 신규 콘텐츠 제작 예산 3억5천만원은 본예산으로 올라가지 못한 채 전액 삭감됐다.

구청은 지난 2일에도 패널을 단순 LED 라이트로 교체하기 위한 정비 예산 6천만원을 올렸으나, 이 또한 반려됐다.

구의회는 지난해 예산 삭감이 패널 교체를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었다며, LED 라이트가 아닌 전체 패널 교체 방안으로 내년에 다시 예산안을 올려 달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구청은 내년도 추가경정예산에 모듈 교체 예산안을 재차 포함시킬 예정이다.

김동현 대구 중구의회 운영행정위원장은 "지난해 예산 삭감은 해당 조형물이 일부 작동하던 상황에서 패널을 전면 교체하겠다고 한 점이 과도하다고 판단했고, 수리와 무관하게 신규 콘텐츠 제작 내용이 묶여있었기 때문이었다"며 "패널 고장으로 영상 송출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중구청이 내년도 3월 1차 추경 때 적정한 패널 교체 비용을 올리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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