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非常戒嚴)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에 이어, 전남 무안공항에서 179명이 사망하는 비행기 사고가 발생하면서 우려가 가중되는 분위기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일부 언론들이 가짜 뉴스 확산과 선전·선동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批判)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29일 오전 MBC는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와 관련한 뉴스특보를 속보로 전하는 과정에서 '광복·NVIDIA, 애플, 카카오, 우원식, 한동훈, 탄핵 관련: 817' 등의 문구를 순간적으로 비친 후 사라지게 했다. 방송계 관계자는 "영상편집(映像編輯) 과정에서 향후 방송에서 쓸 아이콘과 문구를 먼저 작업해 놓은 것이 잠시 노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매우 드문 일이긴 하지만 방송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그럴 수 있겠다'고 넘길 수 있다.
그러나 '탄핵 관련: 817'이라는 문구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MBC는 왜 무슨 이유로 '탄핵 관련: 817'이라는 문구를 향후 방송에서 사용하기 위해 미리 준비해 두었다는 말인가?'라는 의문(疑問)은 자연스럽다.
충격적인 것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817 지령(指令)이 뭐야"라는 질문에 대한 AI(인공지능) 챗GPT의 답변이다. 챗GPT는 "북한의 대남 공작 조직인 문화교류국이 사용한 용어로…이 같은 지령을 받은 민주노총 전 조직쟁의국장 석모 씨는 북한과 102회에 걸쳐 지령문과 보고문을 주고받으며 간첩 활동을 수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고 했다.
시중에 떠도는 대남공작설 음모론(陰謀論)의 배경이다. 단순 방송 사고일 수 있는 찰나의 장면과 챗GPT 답변만을 근거로 한 음모론의 확산은 다소 무리한 측면이 없지 않다. MBC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사전에 작업해 놓았다는 '탄핵 관련: 817' 문구의 의미가 무엇인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 대표적 공영방송인 MBC는 막중한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외면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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