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희생자에 대한 애도 및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사고명에 대해서도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사고명에 지명인 '무안공항'을 넣을지 항공사 이름인 '제주항공'을 표기할지 여부를 두고서다.
사고가 발생한 직후 국토교통부 보도자료를 비롯해 사고명을 명명하는 언론 보도와 유명인들의 SNS 글 등이 이어지며 나타난 반응이다.
▶정치인 중에서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사고 당일 오후 3시 44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무안공항 사고가 아니라, 제주항공 추락 사고로 명명해야 한다. 이제껏 비행기 사고는 회사명을 쓰고 사고의 성격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명명을 해왔다"면서 "명명 자체로 지역감정 유발 등 소모적이고 감정적인 논란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우려가 실제로 나타난 사례가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대구 신천지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언론 보도에서 '대구 코로나' 'TK(대구경북) 코로나(당시 대구시 남구 대명동 소재 신천지 시설과 경북 청도군 소재 대남병원에서 집단감염이 이뤄짐)' 등의 표현이 나오자 대구시 등 지자체는 물론 지역민들이 '지역 비하'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듯 SNS에 남긴 글을 급히 수정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사고 당일 오후 3시 48분쯤 페이스북에 올린 애도의 글에서 사고명을 '무안공항 항공기 사고'라고 썼다가 13분 뒤인 오후 4시 1분쯤 '제주항공 항공기 사고'로 수정했다.
이어 현재 매일신문을 비롯해 다수 언론이 '제주항공 참사' 등 항공사 이름을 넣은 표현을 쓰고 있는데, 일부는 '무안공항 참사' 등 지명을 넣은 표기를 하거나 '무안공항 제주항공 사고'처럼 둘 다 포함된 표현을 쓰고 있기도 하다.
즉, 여러 표기가 뒤섞여 있다.
다만,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은 30일 오후 8시 22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떤 아이들이 전라도 폄훼라며 제주항공사고라 부르자고 하는 모양인데 이는 정확한 명칭이 아니다. 사고는 특히 교통사고는 사고지점명을 특정하는 것이 맞다"고 반대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또 사고 발생 이튿날인 30일에는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 방위각 시설인 로컬라이저, 이를 지지코자 지상으로 돌출된 콘크리트 구조물인 둔덕, 그리고 외벽 등 사고기가 잇따라 충돌한 구조물들이 사고를 크게 키웠다는 외국 전문가들의 언급이 전해졌고, 이에 사고 원인을 제공한 정황이 있는 구조물들의 소재지이자 이러한 구조적 환경을 가진 무안공항을 사고명에 붙여야 한다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뉴스 댓글 등에 급증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사고 원인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다.
▶태국 방콕발 전남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은 29일 오전 무안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 로컬라이저·둔덕을 거쳐 외벽에 맞부딪혀 반파되는 사고를 겪었다.
이에 탑승자 181명(승객 175명, 승무원 6명) 가운데 승무원 2명이 구조되고 나머지 179명은 사망했다.
승무원 제외 승객 175명 가운데 전남도민이 75명, 광주시민이 81명, 전북도민이 6명 등 호남 지역 주민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아울러 경기도민 4명, 서울시민 3명, 제주도민 2명, 충남도민 1명, 경남도민 1명, 태국인 2명도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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