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려달라" 꼬리칸서 구조된 승무원 2명…구조대원 "넋 나간 듯 보여"

당시 구조 대원 "살려달라는 소리 들렸다"
"남성은 서 있었고 여성은 캐비닛에 깔려"
"의식 있었지만 충격심해 넋 나간 상태"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가 활주로 인근의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을 살피고 있다.. 방위각 시설은 공항의 활주로 진입을 돕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안테나로, 흙으로 된 둔덕 상부에 있는 콘크리트 기초와 안테나가 서 있는 구조다. 연합뉴스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대가 활주로 인근의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을 살피고 있다.. 방위각 시설은 공항의 활주로 진입을 돕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안테나로, 흙으로 된 둔덕 상부에 있는 콘크리트 기초와 안테나가 서 있는 구조다. 연합뉴스

179명이 목숨을 잃은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서 여객기 꼬리칸에 탑승한 2명이 목숨을 건진 가운데 이들이 구조될 당시 상황이 알려졌다.

30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당시 구조에 나선 출동 대원은 "꼬리 입구 쪽에 불이 붙어 있었고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생존자 2명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여객기 동체가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할 당시 충격으로 꼬리 부분이 본체에서 떨어져 나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출동 대원은 "안으로 들어가보니 남성 한 명은 서 있었고 다른 여성은 쓰러진 캐비닛에 깔려 있었다"고 전했다.

구조 대원은 오전 9시 23분쯤 남성 승무원을 먼저 데리고 나왔다. 남성 승무원은 의식은 있었지만 충격이 심해 넋이 나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그는 충격 탓인지 병원에 옮겨진 후에도 사고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

이어 구조대는 9시 50분쯤 다른 생존자 여성 승무원을 구조했다. 구조 당시 여성 승무원은 캐비닛에 깔려 있었으며 의식이 있고 말도 가능한 상태였다.

그는 사고 직후 소방 관계자에 "연기가 심하게 났고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인근 목포 시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뒤 서울의 이대병원과 아산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30일 이대서울병원 주웅 병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기억상실증을 특별히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트라우마와 회복 방해 등을 우려해 사고 당시 상황과 관련해선 자세히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 원장은 남성 승무원이 "신경 손상으로 전신마비 등의 후유증 가능성이 있어 집중 관리 중"이라며 "심리 치료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와의 협진도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여성 승무원 역시 이날 오후까지 현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고, 의료진 역시 정신적 충격을 우려해 참사 소식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30일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3차 브리핑을 열고 "생존한 승무원들이 완치될 때까지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현재 중환자실에 있는 분도 있는데 절대적으로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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