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급차 안에서 새 생명 "응애"…산모·아이 모두 건강

30일 30대 임산부의 신고…진통이 시작됐다
가장 가까운 영양 입암센터가 출동을 나가서 그다음 가까운 청송 진보에서 출동
구급차에 태워 안동으로 향하는 데 진통이 심하고 아이도 보여 분만 결정
분만 뒤 병원에 도착해 아이와 산모 전달…모두 건강하다는 말에 구급대원들 모두 다리 풀려
이도형 소방장과 김성현 소방교, 김기현 소방사 등이 침착히 대처해 위급상황 넘겨…간호사 출신 김 소방사의 활약 눈부셔

간호사 출신인 청송소방서 소속 김기현 소방사가 30일 구급차 안에서 출산한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이동하는 모습. 청송소방서 제공
간호사 출신인 청송소방서 소속 김기현 소방사가 30일 구급차 안에서 출산한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이동하는 모습. 청송소방서 제공

구급차에서 새 생명이 태어나 화제다.

청송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후 1시쯤 영양 입암119안전센터에서 청송 진보119안전센터로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 30대 임산부가 "진통이 시작됐다"고 신고했는데 입암센터 구급대원들은 이미 다른 현장으로 출동한 상황이라 그다음 가까운 진보로 연락이 온 것이다.

진보119센터에는 당시 이도형 소방장과 김성현 소방교, 김기현 소방사가 근무했고 이들은 곧바로 출동해 오후 1시 18분쯤 임산부를 만나 인근 안동병원을 향했다.

그런데 임산부의 진통이 심상치 않았다. 임산부는 지난 23일이 예정일이었는데 아무런 진통 없이 일주일을 지냈다가 이날 갑자기 가진통에서 진진통으로 빠르게 진행된 것이었다. 첫째를 자연분만하고 둘째 출산을 앞둔 터라 골반 역시 잘 열렸던 산모는 구급차에 탑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벌써 아이의 머리카락이 보일 정도로 분만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간호사 출신인 김기현 소방사는 평소 특별구급대 분만 교육과 훈련을 되새기며 임산부의 상태를 확인했다. 임산부가 구급차를 탄 곳에서 병원까지는 1시간을 넘게 달려야 했기 때문에 병원과 연락을 하면서도 빠른 판단이 필요했다. 결국 아이와 산모의 안전을 위해 분만을 결정했고 오후 1시 43분쯤 아이를 완전히 꺼내는 데 성공했다.

김 소방사는 "책이나 실습 모형으로만 경험한 것을 실제로 시행하기까지 두려움도 있었지만 생명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 빨리 판단했다"며 "아이가 나온 뒤 푸른색으로 피부가 변하는 것 같아 재빨리 양막을 벗겨내니 크게 울음소리를 내 산모도 구급대원들도 안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독된 가운을 입은 김 소방사가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아이를 안고 상황을 살폈고 산모와 아이의 안전을 위해 탯줄을 제거하지 않고 최대한 움직임 없이 병원에 도착하게 됐다. 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산모와 아이를 넘기고 의료진으로부터 "모두 건강하다"는 답변을 들은 뒤 구급대원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고 한다.

김 소방사는 "올해 첫째 아이를 부인이 출산했기 때문에 더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며 "시골에서 아이 울음 듣기가 힘든데 소중한 생명이 건강하게 태어난 것 같아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30일 안동병원으로 향하던 구급차 안에서 임산부가 출산해 위급상황이 발생했지만 평소 받은 교육대로 잘 대처해 아이와 산모 모두 무탈하게 됐다. 당시 구급대원이었던 청송소방서 진보119안전센터 김성현 소방교와 이도형 소방장, 김기현 소방사(사진 왼쪽부터)의 모습. 청송소방서 제공
30일 안동병원으로 향하던 구급차 안에서 임산부가 출산해 위급상황이 발생했지만 평소 받은 교육대로 잘 대처해 아이와 산모 모두 무탈하게 됐다. 당시 구급대원이었던 청송소방서 진보119안전센터 김성현 소방교와 이도형 소방장, 김기현 소방사(사진 왼쪽부터)의 모습. 청송소방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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