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중 신원 확인과 검안을 마친 유가족 절대 다수가 시신 인도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늦더라도 되도록 온전한 상태로 장례를 치러주고 싶다는 마음에 이들은 참사 현장에서 새해를 맞게 됐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31일 오전 기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179명 중 174명이으로 이중 신원을 확인해 검안까지 마친 사망자는 모두 32명이다. 이중 전날 검안을 마친 4명은 장례를 위해 서울과 광주의 장례식장에 각각 안치됐고 나머지 사망자들은 공항 내 격납고에 마련된 임시 안치소에 보관 중이다.
검안을 마친 사망자 28명은 이날부터 수사기관이 발급하는 검시필증을 받아 장례를 치를 수 있지만 해당 유가족 전원은 시신 인도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일이 소요되더라도 가능한 한 온전한 상태로 시신을 인도받아 장례를 치르겠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참사로 매제와 여동생을 잃은 강모(60) 씨는 "매제는 첫째날, 여동생은 둘째날 비교적 신원확인이 빠르게 됐지만 가족 대표로 남아 시신이 온전히 수습될 때까지 기다릴 예정"이라며 "이곳에 오래 남아있을수록 힘든 건 맞지만 신체 일부를 조금이라도 더 가져가야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아버지처럼 모시던 지인과 친한 형을 떠나보냈다는 김모(54) 씨는 "일요일부터 공항을 찾아 지인들을 계속 추모하고 있다"며 "장례를 치러 좋은 곳에 보내줘야 하는데 아마 다들 온전하게라도 시신을 수습하려고 마음이 힘든데도 참사 현장인 공항에 계속 남아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원이 확인됐지만 검안 절차가 진행 중인 희생자들의 유가족 인도 시점은 더 늦춰질 전망이다. 사고 현장에서 수습한 시신이 모두 606조각으로 흩어진 채 발견되는 등 훼손 정도가 심한 탓에 DNA 검사에 수일이 걸릴 전망이어서다.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의 유가족 일부는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쯤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피해자 지원창구를 찾은 한 유가족은 "절대 빨리 해달라는 게 아니다. 늦어도 확인되고 있다는 걸 알고 싶다"며 "남은 시신들은 검안이 언제쯤 완료되는지 알려줄 수 있지 않냐"고 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임시 안치소에 가서 몸이라도 만져보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나원오 전남경찰청 수사부장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가능하도록 준비하겠다"며 "좀 늦는 분들은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시신 수습은 검안 과정에서 원형에 가깝도록 작업을 하는데 양이 많기 때문에 장시간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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