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미국 합동조사인원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활주로 끝 로컬라이저의 콘크리트 구조물(둔덕)과 당시 랜딩기어 작동 여부, 기장의 조난신호 직전 2분의 상황 등이 핵심 규명 대상이다.
사고조사위와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연방항공청(FAA), 보잉사 관계자 등은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이날 한미 합동조사단은 로컬라이저 위에서만 20여분을 보내는 등 기체보다는 둔덕을 살펴보는 데 집중했다. 활주로 외곽에 있는 로컬라이저가 적절하게 설치, 운영됐는지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에 전파를 쏴 정확한 착륙을 유도하는 공항 내 필수 시설이지만, 이번 참사에서는 많은 인명피해를 낸 요인으로 꼽힌다. 높이가 약 4m에 달하고, 둑 형태로 두껍게 쌓아 올려 콘크리트로 보강까지 한 탓에 참사를 키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로컬라이저가 최초 설계 단계부터 콘크리트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31일 오후 브리핑을 열어 "(로컬라이저는) 최초 설계 때도 둔덕 형태 콘크리트 지지대가 들어간 형태로 그 뒤 개량사업 진행하며 분리된 말뚝 형태에 두께 30㎝ 콘크리트 상반을 설치해 보강했다"고 말했다.
사고를 키운 원인으로 꼽히는 돌출된 형태의 둔덕의 경우 기울어진 지면과 수평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국토부 관계자는 "활주로 높이 이상으로 시설이 올라와 있지 않으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며 "전파 각도가 충분히 나오지 않아서 항상 안테나가 높게 세워져 있다"고 강조했다.
랜딩기어의 작동여부도 규명 대상이다. 사고 여객기는 착륙장치인 랜딩기어와 날개 고양력 장치인 플랩(flap)이 작동하지 않은 상태로 동체 착륙하다 활주로 끝단까지 고속으로 질주했다.
일각에서 1차 착륙 시도 당시에는 랜딩기어가 내려와 있었다는 목격담도 나오면서 조난신호 전후 랜딩기어 작동 상황에 대한 의문도 큰 상황이다.
국토부는 이번 브리핑에서 엔진 이상이 랜딩기어 미작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2개 엔진이 모두 고장 나면 유압 계통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랜딩기어 작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엔진이 고장 나고, 랜딩기어가 안 나왔다는 전제로 말하는 것"이라며 "조종석에서 어떻게 작동이 안됐는지 등에 대한 상황은 블랙박스 분석을 통해 결론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고 기체가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 경고를 받은 오전 8시 57분부터 기장이 조난신호를 보낸 8시 59분까지 2분 간 일어난 일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조류 충돌이 있었던 사실은 여러 정황에서 드러났다. 기장은 메이데이를 외친 뒤 관제탑에 "버드 스트라이크, 버드 스트라이크, 고잉 어라운드(Going around·복행)"라고 교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쪽 엔진이 조류 충돌로 손상됐더라도 다른 한쪽 엔진으로 순항, 접근, 착륙이 가능한 항공기가 참사를 피하지 못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사고조사위는 무안공항 관제 교신자료와 관제사 면담 진술서를 확보한 상태다. 조사위는 탑재 항공일지와 블랙박스 등에 대한 복원·분석에 착수하는 한편 사고 조사를 위한 현장 보존과 증거물 수거를 병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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