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주항공 참사 대구 합동분향소…"부디 편히 영면하시길" 슬픔에 젖은 시민들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던 일" 검정 옷 차려입고 줄지어 헌화
자녀와 묵념…눈물 훔치는 이도 洪시장'이재화 부의장 등 조문

31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안병근올림픽기념유도관에 마련된
31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안병근올림픽기념유도관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헌화 후 묵념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내 안병근 올림픽기념유도관에 차려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내 안병근 올림픽기념유도관에 차려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모습. 김지효 기자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내 안병근 올림픽기념유도관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차려졌다. 지역 희생자는 없었지만 시민들은 현장을 찾아 눈물을 흘렸다.

합동분향소가 조문객들을 받기 시작한 31일 오후, 검은 옷을 입은 시민들은 엄숙한 표정으로 합동분향소로 들어섰다.

시민들은 일렬로 줄을 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하얀 국화꽃을 단상에 올려 묵념했다. 눈물을 훔치며 자리를 뜨는 시민도 이따금씩 보였다.

홀로 분향소를 찾은 정모(44) 씨는 "같은 국민으로서 너무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이다. 유가족들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앓고 계실 것 같다"며 "안 좋은 일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연말이라 더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눈물을 흘렸다.

휴가를 내고 가족들과 함께 분향소에 방문한 조문객도 있었고, 어린 아이를 품에 안고 분향소에 방문한 보호자들도 있었다. 아이들은 까치발을 들고 꽃을 단상에 올린 뒤 보호자를 따라 손을 모으고 묵념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과 함께 분향소에 방문한 박순애(37) 씨는 "희생자 중 딸아이와 나이가 비슷한, 학교에 곧 입학할 친구도 있었다고 들었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우리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라는 마음으로 분향소를 찾았다"며 "시신 수습이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고, 교육 차원에서도 안전교육이 더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딸과 여동생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이아름(35) 씨는 "제 첫째 아이가 21년생으로 이번 사고의 최연소 피해자와 나이가 같다"며 "지난주 가족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다녀왔었는데, 내 일이 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 발길도 이어졌다.

이재화 대구시의회 부의장은 "가족 단위 희생자들이 많아 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고를 하루 빨리 수습해서 조금이라도 유가족분들과 국민들의 슬픔이 가실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시 간부 공무원 30여명과 함께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의 넋을 기리며 헌화했다.

한편, 31일 오후 5시 기준 약 1천200명의 조문객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분향소는 오는 1월 4일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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