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일가족 아홉 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가운데 가족들이 키우던 반려견 '푸딩'이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9일 발생한 사고 여객기인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의 최고령 탑승자는 전남 영광 군남면 용암마을에 살던 A씨(80)씨다.
A씨 내외와 두 딸, 손자·손녀, 친인척 등 3대에 걸친 일가족 아홉 명은 내년 팔순 잔치를 앞둔 A씨를 위해 다 같이 여행을 떠났다가 변을 당했다.
A씨의 집에는 이번 참사로 희생된 A씨의 손녀 6살 B양이 애지중지 키우던 반려견 푸딩이가 남아있었다. 돌아오지 못하는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푸딩이는 용암마을에서 유일한 미취학 아동이었던 B양의 단 하나뿐인 친구로 마을을 배회하고 있다.
현재 주민들은 주인 잃은 푸딩이의 밥을 챙겨주거나 돌봐주고 있다. 하지만 푸딩이는 마을로 들어오는 차를 연신 쳐다보며 주인을 기다렸다. 이러한 모습이 애처로워 주민들이 데려가려고도 했지만 다른 주민을 따라오다가도 다시 몸을 돌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푸딩이'를 키우던 B양은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에 따르면 B양은 이 마을의 유일한 아이였다고 한다. 활달한 성격에 재롱도 많아 마을 주민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연이 알려지자 동물보호단체 케어 푸딩이를 구조하겠다고 밝혔다. 푸딩이와 관련된 제보를 받았다는 케어의 김영환 대표는 "구조 이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 기본 검진과 중성화 수술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국민일보에 전했다.
그는 "슬프고 혼란한 상황에서 동물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동물단체로서 동물을 구조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가족을 잃은 동물의 처지를 살피고 돕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논의가 확산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통상적으로 주인을 잃은 동물은 반려인의 가족이 양육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가족이 소유권을 포기하면 지자체 동물 보호소로 인계되고, 10일의 공고 기간 동안 입양 희망자를 찾게 된다. 이후에는 보호소 상황에 따라 동물보호법 제46조에 따라 안락사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푸딩이처럼 가족에게 갑작스럽게 사고가 생겼을 경우 반려인이 직접 사육 포기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자체가 반려동물을 인수하는 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행 '사육포기 동물인수제도'는 반려인이 직접 사육 포기를 요청해야 지자체가 동물을 넘겨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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