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사고 원인으로 무안국제공항 내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의 콘크리트 둔덕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다른 공항도 비슷한 위험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국내 14개 공항 중 강화 콘크리트 지지대에 로컬라이저 안테나가 설치된 곳은 최소 6곳으로 파악됐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로컬라이저는 여객기 착륙을 돕는 역할을 하는 안테나의 일종으로 사고가 발생한 무안공항에 설치된 설비는 2m 높이의 흙으로 덮인 콘크리트 둔덕 위에 지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외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기체가 활주로를 이탈해 충돌했을 때 부서지기 쉬운 재질이 아니기 때문에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판단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인천국제공항의 로컬라이저는 7.5㎝ 높이의 밀림방지턱 형태에 부서지기 쉬운 안테나 방식이다. 위치도 1~3활주로는 끝단에서 295m, 4활주로는 298m 거리가 떨어진 지점에 설치됐다.
김포, 대구, 양양, 울산, 군산, 원주공항은 로컬라이저에 별도의 둔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경주공항과 청주공항의 로컬라이저는 흙 둔덕 위에 금속 안테나를 설치한 형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내선 전용으로 운영 중인 광주공항의 경우 70㎝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다. 여수공항에도 로컬라이저 시설은 콘크리트 둔덕 구조물에 설치된 사실이 알려지며 우려하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관할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 구조물이 규정에 맞게 지어졌다고 주장했다가 이를 다시 유보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국토부는 당초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와 같이 종단안전구역(199m) 외에 설치되는 장비나 장애물에 대해서는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는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종단안전구역에 대해서도 착륙대 종단부터 최소 90m를 확보하면 되고 240m는 권고기준이기 때문에 251m 떨어진 로컬라이저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공항·비행장시설 설계 세부지침'에 따라 정밀접근활주로에서는 로컬라이저가 통상 첫 번째 장애물이 되기 때문에 이 지점까지 종단안전구역을 연장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는 사실을 추가로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김홍락 국토부 공항정책관은 "영어로 된 규정이어서 용어상 'including'(포함)이나 'up to'(~까지)의 해석이 다르다"면서 "규정 관계를 다시 검토하고 있으며 확인 후 답변드리겠다"고 답을 보류했다.
무안공항보다 종단안전구역이 좁은 공항도 상당수다. 포항경주공항의 종단안전구역은 92m로 제일 짧고 최소기준(90m)을 겨우 충족하는 수준이다. 사천공항은 122m 및 177m, 울산 200m로 조사됐다. 제주국제공항은 240m로 권고치를 충족했다.
울진공항(1800m), 울산공항(2000m), 여수공항(2100m), 포항경주공항(2134m), 양양공항(2500m), 청주공항(2744m)의 경우 무안공항보다 짧다.
정부는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800m로 사고 기종이 착륙하기에는 부족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현재 활주로 400m 연장공사 중이라 사고 당시 사용 중인 활주로는 300m 짧은 2500m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토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되기 전까지는 조치에 나설 때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사고원인 조사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까지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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