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해는 다 좋아지길"…떡국 나누며 들은 대구시민 새해 소망

일출 보고 떡국 나눔…'제주항공 참사' 여파로 축소 운영
새해 소망으로 대부분 가족 건강·행복 꼽아…'입시 성공' 기원도
정치·경제 위기 극복, 사회적 참사 재발 방지 소망 빌기도

천을산에서 일출을 보고 내려온 주민들이 떡국 나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남정운 기자
'제6회 수성빛예술제'가 열린 26일 대구 수성구 두산동 수성유원지 일대에 마련된 소원지 부스에 시민들의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 소망이 적힌 용지가 내걸려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수성구 새마을회 봉사자들이 주민들에게 떡국을 나눠주고 있다. 남정운 기자
천을산에서 일출을 보고 내려온 주민들이 떡국 나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남정운 기자

제주항공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 중 맞은 새해 첫날, 대부분 해돋이 행사들은 취소됐지만 지역 관변·봉사단체 등에서 자발적으로 준비한 소소한 행사는 이어졌다. 시민들도 새해 첫 일출 감동을 느끼려 전국 해맞이 명소 찾아 모여들었다.

1일 이른 오전부터 대구에서는 달서구 와룡산 헬기장과 북구 함지산, 수성구 고산초, 동구 해맞이공원 등에 2025년 첫 일출을 감상하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 모자 등 방한용품과 핫팩을 든 채 2025년 첫 일출을 맞이했다.

이날 오전 8시 대구 수성구 고산초등학교 후문. 대구 수성구새마을회에서 준비한 떡국나눔행사에는 천을산 정상에 일출을 보러왔던 시민들이 교문에서부터 천을산 기슭까지 줄을 길게 늘어섰다. 이들은 함께 일출을 감상한 가족·친구들과 정답게 대화를 나누며 순서를 기다렸다.

시민들은 떡국을 받아들며 봉사자들과 덕담을 주고 받고, 함께 온 가족·친구·지인들과 떡국을 나눠 먹으며 새해 소망을 나눴다. 건강, 행복, 취업, 입시성공 등 개인적 소망은 물론, 여러모로 어려웠던 지난해의 상황이 올해는 나아지길 바란다는 사회를 향한 소망도 적지 않았다.

매년 떡국 나눔 행사에 방문한다는 40대 이지현씨는 "새해를 시작하면서 가족들이 건강하길 기원하는 게 연례행사가 됐다"며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내다 내년 행사도 함께 올 것"이라고 말했다.

수험생 자녀와 함께 일출을 본 50대 황영호씨는 "첫 해를 보며 '올해 최선을 다해보자'고 약속했다. 좋은 결과가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스스로 거듭 다짐했다"고 했다.

혼란한 정국 안정화, 사회적 참사 재발 방지 등 나라 전체를 향한 소망을 전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난해 벌어진 여러 정국 위기와 남은 여파에 대한 시민들의 걱정이 새해에도 여전히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30대 김민기씨는 "유독 안 좋은 일들이 몰려 일어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난해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정치나 경제적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라 빠르게 수습됐으면 한다"고 했다.

70대 김순례씨는 "지난해에는 여객기 참사 뿐만 아니라 어선 전복사고 등으로 인명 피해가 많았던 것 같다"며 "올해는 슬픈 참사들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떡국 나눔행사 주최 측은 지난 이틀 간 계란 지단, 다진 소고기 등 각종 고명을 만들어 새해 당일 떡국 2천500인분을 준비했다. 이날 행사에 방문한 주민은 2천명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행사를 진행한 수성구 새마을회 관계자는 "안타까운 사고에 많은 이들이 슬퍼하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서로 위로하고 마음을 나눌 기회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봤다"며 "10여 년째 떡국 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추운 날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대접하는 의미도 있다"고 행사 진행 취지를 설명했다.

수성구 새마을회 봉사자들이 주민들에게 떡국을 나눠주고 있다. 남정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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